[이데일리 양이랑기자] 취임 100일을 맞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자국민들에게 "우리는 미국을 재건하는 일(remaking America)에 착수했다"고 말했다고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를 방문해 "경기후퇴로부터 회복하는 과정에서 미국은 여전히 난관에 직면해있지만, 진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바마는 지난 1월 취임식 때도 `다시`를 의미하는 `re`로 시작하는 단어들을 쏟아낸 바 있다. 취임사의 키워드였던 `remake(재건)`를 비롯, `reaffirm(다시 긍정하다)`, `restore(회복하다)` 등을 빈번하게 사용했다. 외교에서는 'reset(재정립, 새출발)'을 주요 키워드로 삼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기운을 회복하고 다시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태까지의 개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만족하지는 못한다"며 "미래에 대해서는 확신하지만 현재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그는 밝혔다.
오바마는 "의회가 올해 말까지 금융 규제 개혁을 승인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자동차업체 크라이슬러가 파산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고, 자신의 첫 임기 내에 연방 예산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경제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 앞으로 100일동안 오바마 대통령은 예산을 비롯해 의료, 에너지,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어려운 문제들을 다뤄야 한다.
또 최근 돼지 인플루엔자(SI)가 발생하면서 `펜데믹(대유행)`으로의 확산 가능성이 우려되는 가운데, 오바마는 의회에 15억달러 규모의 추가 예산을 요청한 상태다.
여론조사에서 오바마에 대한 지지는 여전했지만, 그의 정책과 관련해서는 비판적인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의 공동 조사에서 오바마의 가장 큰 결점으로는 `월가에 대한 엄격한 규제 미비`가 꼽혔다. 응답자의 36%가 "오바마는 은행, 기업 등 월가에 충분히 엄격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 31%는 "오바마는 (예산)을 과도하게 지출하고 있으며 예산 적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약 70%의 응답자가 "전반적으로 오바마의 업무 수행 능력은 긍정적"이라는 데 동의했다.
한편 최근 클린턴 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낸 진보 경제학자 로버트 라이히 버클리대 교수는 지난 100일간의 오바마노믹스에 대한 점수를 `C+`로 매긴 바 있다.
라이히 교수는 오바마의 `10년 예산안`에 대해 "소득 격차를 해소하는 데 적합하다`며 가장 후한 `A`를 줬지만, 경기부양안과 관련해서는 "규모가 충분치 않다"며 `B`를 매겼다. 은행 구제금융은 실패하고 있다며 가장 낮은 `F`를 받았다. 이에 따라 총점은 `C+`를 받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