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5. 16. 00:37ㆍ분야별 성공 스토리
잘 키운 사내벤처, 회사 먹여살린다
NHN·네오팜도 모기업 핵심 사업체로 당당히
#1. 인터파크는 지난달 자회사 G마켓을 미국 이베이(Ebay)에 매각하면서 5,000억원 대의 거금을 벌어들였다. 1999년 인터파크 내 사내벤처 '구스닥'으로 시작한 G마켓은 이듬해 불과 10억원의 자본금으로 자회사로 분사, 2006년 나스닥 상장에 이어 오픈마켓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던 옥션을 제치고 정상에 등극했다.
그리고 이번 계약 성사로 '대박 신화'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당시 사내벤처 결성을 적극 후원했던 인터파크 이기형 회장도 개인적으로 보유 중이던 G마켓 지분 5.2%를 매각, 6,277만달러(약 800억원)를 거머쥐게 됐다.
#2. 애경그룹은 생활용품과 백화점, 면세점에 이어 항공사업까지 진출하는 등 승승장구하면서도 늘 제약회사를 갖는 게 숙원이었다. 그런데 최근 이 꿈이 이뤄졌다. 2000년 애경산업 중앙연구소 연구인력을 중심으로 사외벤처로 시작한 네오팜이 최근 아토피 치료 전문의약품을 출시, 종합 제약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네오팜은 특히 올해 1분기 사상 최고인 2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려 겹경사를 맞고 있다.
일개 말단 부서에서 시작해 사내벤처로 성장한 기업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사내벤처는 대부분 신규 사업 개발을 위해, 혹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기동성과 유연성을 살려 사업화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소리소문 없이 만들어졌다가 사라지는 사내벤처도 많지만, 번듯한 중견회사로 성장하거나 모기업을 먹여 살리는 핵심 사업체로 자리매김한 경우도 있다.
기업의 소모성 용품 구매대행을 맡고 있는 아이마켓코리아는 1999년 삼성전기 사내벤처에서 시작, 연평균 27%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불과 10년 만에 1조5,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93년 LG반도체 내 장비개발 부서에서 분사한 탑엔지니어링은 LCD 장비인 디스펜서(액정분사장비) 시장에서 세계 1위 기업에 올랐다. 이 회사는 최근 유리기판을 자르는 글라스커팅시스템(GCS)에 이어 LED 장비 분야에까지 영역을 확대, 2015년 매출 5,000억원으로 종합장비회사 세계 톱 10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웠다.
NHN은 사내벤처로 시작해 단기간에 대박을 터뜨린 대표적인 사례. 99년 삼성SDS에서 독립한 NHN은 국내 최대 규모의 검색포털 네이버의 선전으로 지난 해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성공 궤도에 오른 사례도 있다. 국내 최대 여행사 하나투어의 사내벤처 하나투어샵은 지난해 10월 문을 연 여행ㆍ레저용품 판매 회사. 그러나 오픈과 동시에 원ㆍ달러 환율이 치솟으며 해외여행객이 급감해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여행가방, 수영복, 멀티어댑터, 골프용품 등 2,000여점의 여행관련 물품을 한 곳에서 구입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인터넷 면세점 입점이 이뤄졌고, 여행상품권과 여행자 보험이 꾸준히 팔리면서 지난달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애경 관계자는 "사내벤처는 적은 인원과 저비용으로 효율적인 회사 운영이 가능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즉각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좋은 제도"라며 "잘만 운영하면 미래의 먹거리를 책임질 수 있는 핵심 계열사로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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