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가계들

2009. 5. 13. 18:27분야별 성공 스토리

튀는 가게 "불황 비켜"…기발한 아이디어 상품 손님몰이

대구 중구 동성로 통신골목에 있는 카페 '고양이가 열리는 나무'. 카페안에는 고양이 13마리가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늘어서 있었다. 고양이는 사장 박현민(24)씨가 손님들의 눈길과 발길을 잡기 위해 특별히 영입한 '모델'들이다. 고양이 애호가인 박씨는 "손님들은 음식이나 음료보다는 카메라를 꺼내 고양이 사진찍기에 더 바쁘다"라고 했다. 단골들은 이 카페를 '고나'로 부른다. 박 사장은 "깜찍한 고양이들 덕분에 가게 홍보가 저절로 되고 있다"며 "주말마다 고양이를 보거나 같이 놀려고 찾아오는 손님들로 북적인다"고 말했다.

 

예쁜 드레스를 좋아하는 여성들의 환상을 이용한 '드레스 카페'도 성업중이다. 대구 중심가에만 이미 4곳이 문을 열고 여성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결혼 전 한번쯤 예쁜 웨딩드레스를 입고 싶어하는 여성들의 욕구를 이용한 아이디어 카페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스토리 2.4'는 가게 한쪽에 의상실과 스튜디오 공간까지 마련, 손님들이 드레스를 입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 카페 업주는 "길을 가다가 호기심에 들르거나 동호회를 통해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데 여성 손님이 절대적으로 많다"고 말했다.

 

이들 업체의 공통점은 극심한 불황을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극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불황 여파로 소규모 가게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독특한 아이템으로 손님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계명대 성서캠퍼스 동문 근처에 있는 테이크아웃 칵테일전문점 '멍이 비닐'은 지난달 초 개점과 동시에 독특한 외관과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게 앞에 푸른색의 사각형 로봇이 서있고 알록달록한 색상과 장난기 어린 글자가 전면을 덮고 있다. 산업디자인 전문가에게 외관 디자인을 맡긴 덕이다. 40여 종의 칵테일도 비닐 팩에 담아준다. 이곳에서 만난 손님 김두성(27)씨는 "가격도 4천~6천원대라 부담이 없어 좋다"고 했다.

 

동성로 금융결제원 인근에 위치한 수카페는 '신발을 벗고 노는 곳'으로 다른 카페와의 차별성을 내세웠다. 6천 원을 내면 규정시간(평일 3시간·주말 2시간) 동안 각자 방에서 대형TV를 통해 드라마나 영화를 즐기며 간식과 차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 이곳 이경영 주임은 "시내를 찾은 커플들이 편하게 머물며 오랜 시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없을까 생각하다 아이디어를 냈다"며 "불황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 앞에서는 맥을 못 춘다"고 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