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가아침 배달,매출50억

2009. 6. 4. 22:29분야별 성공 스토리

‘아침 책임져요’…성공신화 ‘내 손에’

‘불황아 반갑다’ - 아침 배달 서비스

노점상에서 출발해 연매출 50억 원의 기업 대표로 변신한 홍기용(왼쪽 세번째)명가아침 사장은 '웰빙, 고가 제품' 전략으로 불항을 극복할 계획이다.
“거르기 쉬운 아침 식사, 이젠 배달로 손쉽게 해결하세요.”

아침 식사를 빼먹는 ‘아침 사양족’이 전체 샐러리맨의 50%를 넘는 가운데 명가아침은 아침 식사 배달이라는 독특한 아이템으로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기업이다. 명가아침은 거르기 쉬운 아침 식사를 각 가정마다 배달해 맞벌이, 싱글족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다.

이 회사 홍기용 대표는 자신의 창업 성공 비결을 ‘인식의 전환’이라고 요약해 설명한다. 노점상 출신인 홍 대표가 명가아침을 매출 50억 원의 회사로 키우게 된 것도 인식의 전환에서 비롯됐다.

그가 창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꼽는 키포인트는 ‘경쟁자가 없는 아이템’을 찾는 것이다. 창업 당시 아침 식사 배달은 국내에서는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블루오션’ 아이템이었다.

특화된 아이템 앞세워 불황과 ‘맞짱’

“흔히 외식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식자재에 대한 불신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재료를 사용하는지 모르고 위생 상태에 대해서도 믿지 못하죠. 우리 회사가 짧은 기간 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게 된 것은 깨끗하고 신선한 음식을 각 가정마다 배달했기 때문입니다. 경쟁자가 없었다는 점도 비교적 빠르게 안착할 수 있는 비결이었다고 봅니다.”

아침 식사를 배달시켜 먹는다? 다소 생소한 개념일 수 있다. 그러나 정작 그는 이를 “새로운 문화 트렌드에 대한 생소함”이라고 설명한다.

“요즘 김치나 생수를 사 먹는 사람들이 많아졌잖습니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며느리가 밖에서 사 온 김치를 식탁에 올려놓으면 어른들이 많이 나무랐지만 지금은 이걸 갖고 따지는 분들이 많지 않습니다. 생수도 마찬가지입니다. 물을 사 먹는다는 것이 예전에는 상상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까. 하지만 지금 생수는 음료 부문에서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할 정도로 시장이 커졌습니다. 아침 식사를 배달한다는 것도 시간이 지나면 분명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그러나 홍 대표가 아침 식사 배달이라는 아이템을 착안하게 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0년 군 전역 후 중견 건설 회사와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홍 대표가 창업을 결심하게 된 것은 아주 우연한 기회에서 비롯됐다. 친구와 함께 PC방을 둘러보던 그는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던 PC방에 컵라면, 과자류 외에는 별다른 ‘먹을거리’가 없다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당시 송파구 내 등록된 PC방만 300여 개, 한 곳에서 10개씩만 팔린다고 해도 금세 대박이 터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당초 홍 대표는 전공(토목공학)을 살려 ‘건설 입찰 시스템’을 개발할 생각이었다. 부모에게 400만 원을 빌려 프로그램을 개발했지만 현실의 벽을 실감한 채 접어야만 했기에 김밥 서비스에 더욱 마음이 끌렸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먹을 것 먹지 않고 아끼며 모은 700만 원을 투자해 사업을 시작했지만 사실 그는 태어나서 한 번도 김밥을 만들어 본 적이 없었다. 때마침 김밥에서 이질균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창업은 물거품이 되는 듯했다. 이미 가게를 얻고 장비들을 구입한 상태였기 때문에 중도에 포기할 수도 없었다.

“함께 사업을 시작한 친구가 중간에 포기하겠다고 해 정말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주변 부동산을 수소문해 매물로 나온 식품 회사를 찾았습니다. 명가식품을 만나게 된 것도 바로 그때였습니다.”

당시 명가식품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견실한 식품 회사였다. 판로도 비교적 잘 관리되고 있었다. 문제는 밤낮이 바뀐 채로 일해야 한다는 것. 더군다나 그에게는 권리금 1억2000만 원이 없었다. 이미 여러 번 실패를 경험한 그는 명가식품 측에 “지금은 가진 돈이 많지 않으니 1년 후 인수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자”며 역으로 제안했다. 명가아침은 이런 우여곡절 끝에 2001년 10월 새롭게 출발했다.

그렇다고 해서 처음부터 아침 도시락 배달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홍 대표는 초창기 PC방 김밥 납품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송파구 내 PC방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벌여 1주일 만에 40곳에 납품할 정도로 그의 ‘김밥 배달 서비스’는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화려하게 꽃을 피우는 것 같았다. 그러나 식품업에 문외한이라는 태생적 한계는 오래가지 않아 드러났다.

“김밥은 유통 기한이 가장 짧은 음식입니다. 법적으로 하절기는 7시간, 동절기는 12시간 내에 팔아야 합니다. 한 개 팔아 몇 백 원 버는데 재고가 생기면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그는 지하철역 출입구 앞에서 김밥을 파는 노점상으로 판매 방식을 바꿨다. 이때가 바로 2001년 12월이다. 친구와 선후배를 동원해 강남역 삼성역 역삼역 등 서울 5~6곳 지하철역 주변에서 노점을 벌였지만 기존 노점 상인들과의 마찰로 이마저도 실패로 기우는 듯했다. 김밥을 집으로 배달해 주자고 마음먹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의 아침 식사 배달 서비스는 이렇게 시작됐다. 대신 기존 김밥 외에 주먹밥, 유부초밥 등 메뉴를 다양화했다. 송파구 오금동에서 전단지를 배포했는데 첫날 2시간 만에 7명의 고객을 확보할 정도로 명가아침은 이른 시일 내 송파구 샐러리맨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김밥 외에 유부초밥 등 메뉴 다양화

명가아침은 지난 2005년 3월 서울, 경기 지역에 물류센터를 세웠고 9월에는 남양주시 오남읍에 공장을 설립했다. 지난해 매출은 30억 원, 올해는 50억 원이 목표다. 홍 대표는 “일반 유통 업체들의 마진이 5~6% 수준인데 비해 우리는 식자재 확보에서부터 배달까지 모두를 커버하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20%”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공을 바탕으로 그는 5년 내 매출 5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세웠다. 명가아침은 한 달 전 모든 메뉴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가공된 모든 음식을 24시간 내 소비자들 식탁에 공급하고 있다. 천연 조미료만을 엄선해 사용하고 있으며 식재료의 95%가 국내산이다. 공급되는 죽만 40여 종, 국은 80여 종, 반찬은 150여 종이다. 밥만 빼고 모든 음식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샐러드까지 메뉴에 넣었다.

명가아침은 한때 100여 개에 이르던 가맹점 사업을 지난 2~3년 전부터 대대적으로 정리했다. 지금은 13곳의 총판만 운영 중이다. 명가아침이 만든 아침 식사를 배달시켜 먹는 사람은 현재 7만 명. 불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고객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고 홍 대표는 설명한다.

경기 불황에 식재료 값은 나날이 뛰고 있다. 이는 홍 대표에게도 커다란 부담거리다. 그 역시 최근 원가절감이라는 고민에 빠졌다. 그렇다고 해서 식재료 상당수를 중국산으로 대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웬만해선 “신선한 국산 재료로 음식을 만들겠다”는 초심을 바꾸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홍 대표는 웰빙과 고가 전략이라는 아이템으로 불황을 정면 돌파할 생각이다. 한우 육개장, 한우 곰탕 등은 그가 야심차게 준비 중인 메뉴들이다. 지금은 전자 레인지에 데워 먹어야 하지만 앞으로는 따끈따끈한 음식을 고객 식탁으로 직접 배달하는 방법을 놓고 고민 중이다.

홍 대표는 “새로운 고객 창출보다 기존 고객들을 오래 끌고 갈 수 있는 창업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운영하기 손쉬운 것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다 보니 업종이 편중되게 마련이죠. 프랜차이즈 본사에 휘둘리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결국 창업자 스스로가 많은 경험을 해봐야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창업 전 준비 기간을 오래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슷한 업종에 종사하면서 곁에서 노하우를 터득하면 그만큼 수업료를 아낄 수 있습니다. 저도 이 분야에 경험이 없어 초반에 많이 고생했습니다.”

이와 함께 홍 대표는 다기능 복합으로 대표되는 컨버전스(Convergence) 시대에 걸맞게 다양한 수요층에게 어필할 만한 아이템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창섭 기자 realsong@kbizweek.com
입력일시 : 2009년 5월 27일 16시 40분 40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