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중앙청사는 석면 위험 노출"

"정부중앙청사는 석면 위험 노출"

2009년 06월 09일 (화) 21:58   아시아경제

 

정부종합청사가 석면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석면은 1급 발암물질로 정부종합청사가 석면에 유출됐다면 근무 중인 공무원은 물론, 청사를 찾은 일반시민들도 석면에 노출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환경연구소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등 단체들은 9일 서울 누하동 환경연 건물 2층에서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석면철거 현장의 문제점을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진행되는 정부청사 내 소방시설과 천정 교체공사 담당회사 O산업은 석면을 철거하면서도 안전규칙들을 무시했다.

석면은 마그네슘과 규소를 포함하는 갈섬석 계열 암석 등 천연광물을 잘게 부숴 섬유로 만든 물질이다. 석면이 호흡기를 통해 폐로 일단 들어오면 다른 이물질과 달리 절대 밖으로 배출되지 않는다. 이에 한번 흡입된 석면은 흉막에 물이 차는 '흉막삼출액'이나 늑막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늑막비후', 석면이 흉막을 뚫어 흉막이 판처럼 두꺼워지는 '흉막반' 등 치명적인 흉부질환을 유발한다.

시민단체들은 이처럼 석면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함에도 O산업이 음압기(실내 공기의 압력을 외부보다 낮게 해 미세먼지 등 분진의 유출을 막는 장치)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석면 흩날림을 방지하기 위한 비닐막이 찢어졌음에도 보수하지 않았다. 작업현장의 창문도 활짝 열려 있다. 이에 석면가루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도 지적했다.

여기에 천장골재 철골에 붙어 있는 석면 뿜칠재를 안전하게 처리하지도 않았다. 위험성이 높은 석면작업임을 알리는 경고표시도 없어 작업자들이 안전복과 마스크, 신발덮개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

뿐만 아니라 석면폐기물은 노란색 비닐로 싸서 지정폐기물(일반폐기물보다 위험성이 높은 폐기물) 전용차량으로 운반돼야하지만 세종로 청사에서 나온 석면 뿜칠재와 석면이 포함되지 않은 폐기물을 한데 섞어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환경연구소 등 단체들은 이같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지난 3~5일 기간 동안 세종로 청사를 직접 방문해 건축폐기물에 고농도(30~70%)의 석면이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노동부는 지난 4월24일자로 세종로 청사 현장 석면철거업자인 O산업과 이 회사에 작업을 맡긴 시공사에 '석면 해체·제거작업 작업수칙 준수 및 비산 방지조치 철저 안내'라는 공문을 시달했다. 하지만 해당 업체는 이같은 개선요구가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시민단체들은 반발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