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의 전쟁,편의점 골드존.

2009. 6. 12. 17:50생활의 지혜

딱 ‘2분의 전쟁’

편의점 고객 머무는 시간 평균 2분, 상품 자리다툼 등 ‘눈길잡기’안간힘

임정환기자 yom724@munhwa.com

‘2분의 승부, 고객을 잡아라!’

편의점에 사람이 들어와 머무는 시간은 평균 2분으로 대형마트 등 다른 유통매장에 비해 현저하게 짧다. 이때문에 각 상품들은 손님의 눈길을 끌기 위해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언뜻 보면 평온해 보이는 편의점이지만, 사실은 ‘2분의 승부수를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는 셈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가장 첨예한 경쟁은 자리 싸움이다. 이중 음료 매대가 어느 곳보다 자리다툼이 치열하다. 편의점 공간 배치상 가뜩이나 뒤쪽에 자리잡고 있는데다가 상품의 종류도 과자류에 비해 훨씬 많기 때문이다. 보통 높이 120cm정도가 골드존(Gold zone)이고 그 중에서도 손잡이 부분이 가장 매출이 높다. 아무나 이 자리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편의점 측과 협의해 한개를 사면 한개를 더주는 등의 이벤트실시해야 한다.

실제로 GS25의 경우 6월 이같은 행사를 실시해 골드존에 입성한 ‘조지아 카페라떼’와 ‘조지아 오리지날’ 두 상품의 전달 대비 매출 신장률은 다른 캔커피보다 10배 이상 높았다. 아예 냉장고를 하나더 가져다 카운터 옆자리에 놓기도 한다.

바이더웨이 일부 매장에는 높이 40㎝정도의 냉장고가 카운터 옆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다. 숙취해소용 음료나 물티슈가 든 이 냉장고는 편의점 측과 협의하에 제조업체 쪽에서 냉장고를 제공하기로 하고 특혜(?)를 받은 것이다. 맵조닝(Map zoning)도 비슷한 방법. 투명한 냉장고 문 밖에 네모 스티커를 붙이고 그 안에 제품을 위치시켜 눈길을 끄는 것이다. 네모 안에도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마찬가지로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상품만 들어갈 수 있다.

소리로 손님을 불러 세우는 전략도 사용된다. 편의점에 들어서는 사람들은 살 물건을 정해두고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염두에 두지 않은 상품은 그냥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소리를 내서 눈길을 끄는 ‘보이스 판촉물’을 사용하는 것. 훼미리마트와 바이더웨이는 P&G와 제휴해 ‘프링글스’비스켓 아래 소형 스피커를 설치해 사람이 지나면 “환상의 맛! 프링글스”라는 소리를 내보내는 판촉을 5월부터 시범 시행중이다.

바이더웨이 관계자는 “편의점의 특성상 목적성이 강한 고객이 주로 찾는 데다가 머무는 시간도 2분 내외로 매우 짧기 때문에 앞으로 이같은 눈길끌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정환기자 yom724@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9-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