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조어’가 ‘新세상’ 만든다
2009. 6. 13. 20:17ㆍC.E.O 경영 자료
‘新조어’가 ‘新세상’ 만든다
사회·조직에 새 활력, 혁신의 원동력으로 18세기엔 자유·평등·박애가 세계사 바꿔 |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 |
최근 사회·문화 분야에서 부쩍 자주 등장하는 ‘공감 피로증’, ‘므네상스’, ‘슬랙티비즘’은 무슨 뜻일까. 그런가 하면 경제에서는 ‘머추리얼리즘’ 이란 말이 유행하고 정치에서는 ‘가차 정치’ 란 용어가 떠돈다. 이런 새로운 개념어들은 어떻게 생성되었으며, 우리가 사는 세상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공감 피로증’은 텔레비전 등에서 재난을 당한 사람 등을 위하여 돈과 동정심을 끊임없이 요구하는데 따른 심리적 탈진 상태를 이르는 말. ‘므네상스(Menaissance)’는 전통 남성성의 부활을 의미하고, ‘머추리얼리즘(Maturialism)’은 베이비 부머들의 허영과 물질주의로 가득찬 삶을 가리키는 말이다. ‘슬랙티비즘(Slacktivism)’은 소심하고 게으른 저항을 말하고, ‘가차(Gotcha) 정치’는 상대의 잘못이나 추문을 색출하고 폭로하는 정치 형태를 일컫는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와 영국 사회문제연구소(SIRC) 컨설턴트 겸 예측가를 거쳐 런던 현대예술연구소의 디렉터로 활동중인 제임스 하킨의 책 ‘미래시민개념사전’(정병선 옮김, 21세기북스)에 따르면 이같은 개념어를 생산·유포하는 주체는 다양하다. 미디어와 트렌드 분석가, 미래학자, 싱크탱크의 연구원, 정책 입안자, 기자, 텔레비전 해설자, 경영이론가, 마케팅 담당자들의 주요 임무 중 하나가 개념어, 신조어를 생산·유포하는 것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정보로 넘치는 세상에서 ‘보보스’, ‘티핑 포인트’처럼 복잡한 현상의 핵심을 포착하는 개념어 한 가지로 사람들의 주의를 선점, 마케팅 등에 성공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개념어들은 새로운 트렌드나 현상을 포착하며 마케팅 등에 유용한 것에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개념어는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 사회와 조직에 활력을 불러일으키며 변화와 혁신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18세기 자유, 평등, 박애 같은 개념들이 세계사를 바꾼 동력이 됐던 것처럼. 하킨의 책은 새로운 개념어들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세상의 단면을 적고 있다. 이를테면 슬랙티비스트들은 비록 게으르고 소심하지만 손가락 몇번 까닥거리는 것으로 단 하루만에 대기업을 굴복시킬 수 있고 지구 반대편에서 죽어가는 아이를 구할 수 있으며 최신 문예 트렌드를 이끄는 것도 가능하다. 인터넷의 위력 덕이다. 하킨에 따르면 이미 세계 시장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해 온 머추리얼리즘은 노령화 산업을 바꾸는 데 착수했다. 이 개념어의 주체인 베이비부머들이 노령화한 탓이다. 제약업체와 화장품업계는 아름다움과 건강, 행복에 대한 새 노인들의 허영심 어린 염려 덕분에 번영을 구가하고, 여행업계도 새로운 마케팅 영역 개발에 부산하다. 작은 글씨를 읽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베이비부머 때문에 책의 판형이 커지는 것도 새로운 변화 중 일부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적잖은 개념어는 생겨났다 곧 사라지지만 어떤 것은 오랜 시간 살아 움직이며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한다”며 “21세기 세계의 현재와 미래를 알기 위해서는 개념어, 신조어 등을 통한 지적흐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 |
기사 게재 일자 2009-06-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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