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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기념행사는 ‘광화문광장에서 희망의 새 빛을 맞이한다’는 주제 아래 오세훈 시장과 김기성 서울시의회 의장, 서울지역 국회의원, 시민 등 1500여명의 초청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1시간 30분 동안 열렸다.
오 시장은 기념사에서 “광화문광장은 자동차에 내줬던 공간을 시민들이 어울리는 공간으로 되돌려 놓았다.”며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중국의 천안문 광장같이 나라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국가 상징 가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서는 윤경빈 전 광복회장 등 서울의 상징인물 6명이 서울의 역사와 문화, 도시를 상징하는 ‘빛의 구(球)’ 6개
6개의 ‘빛의 구’가 특설무대 위 거치대에 안치되고 나서 무대 뒤편에 설치된 ‘빛의 문’이 열리면서 광화문광장에 빛이 쏟아지는 장관이 연출됐으며, 시민들이 제작한 대형 손도장 태극기가 하늘로 떠올라 분위기를 돋웠다.
행사는 다양한 세대로 구성된 시민합창단 300명의 축하공연에 이어 시민합창단과 가수 패티김의 합동공연으로 마무리됐다.
광화문광장은 조선시대 백성·왕·신하가 함께 어울렸다는 육조거리가 광장으로 재탄생해 이번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 광장은 세종로 16개 차로를 10개로 줄여 확보한 폭 34m, 길이 557m 규모로 조성됐으며, ‘12ㆍ23분수’와 ‘해치마당’ ‘플라워 카펫’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국가 상징거리가 될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한다.
한편 세종로가 ‘시민의 광장’으로 탈바꿈한 광화문광장이 1일 정오 개방되자 서울의 새 상징을 보려는 인파들로 북적거렸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방문객은 오후 3시 기준으로 2만 8500여명에 달했다.
시민들은 충무공 동상의 ‘12ㆍ23’ 분수 주변에 모였다가 노즐 300여 개가 일제히 뿜어내는 물길에 탄성을 질렀고, 꽃 20여만 본이 깔린 ‘플라워카펫’ 앞에서 이색적인 볼거리를 카메라에 담고자 셔터를 누르는 손길이 분주했다.
분수를 구경하던 이명숙(44·여·주부)씨는 “복잡한 시내에 광장 분수가 생겨 정서적으로 아주 좋다. 지하철(5호선 광화문역)과 광장이 바로 연결돼 있어 오가기가 편한 것도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광장에서 사진을 찍던 이무응(68)씨는 “차가 다니는 대로가 광장으로 바뀌어 기분이 새롭다. 조선시대 육조거리 등 이곳의 전통을 잘 보여주는 행사와 전시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제안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호평도 쏟아졌다.
폴란드에서 온 말고자타 립스카(23·여)씨는 “현대적인 빌딩과 옛날 궁궐 사이에 이런 큰 광장이 들어선 것이 색다르다. 시내 중심에 있어 더 관심을 끈다.”라며 찬사를 연발했다.
‘역사 물길’도 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광장 동쪽 측면을 따라 365m를 흐르는 깊이 2㎝ 수로 바닥 돌에 새겨진, 1392년 조선개국 때부터 2008년까지 일어난 주요 사건을 읽으려는 긴 줄이 형성된 것.
노인들은 물길 옆으로 늘어서 ‘포니 자동차 첫 시판(1976)’ ‘6월 민주항쟁(1987)’ 등의 글귀를 읽으며 ‘당시 이런 일이 있었다’며 추억을 되살렸다.
일부 시민은 길이가 162m에 달하는 플라워카펫 앞에서 현장 안내를 맡은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직원들에게 “겨울에 꽃이 지면 이곳을 대형 스케이트장으로 만들자”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광장이 좁은 점은 ‘옥에 티’로 지적됐다.
장순희(60·여·주부)씨는 “식수대나 매점이 지상에 없고 양옆에 차도가 있어 좁고 답답한 느낌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일하다 모처럼 귀국했다는 남기덕(30·IT엔지니어)씨는 “플라워카펫은 색감 등이 다소 이국적이다. 하지만 행사 일정에 맞춰 급하게 만든 흔적이 발견됐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날 오후 1시20분께는 소나기가 내려 구경온 시민들이 인근 빌딩 등으로 서둘러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으나 별다른 사고는 없었다.
연합뉴스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