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프리미엄이 1억5000만원?

하루만에 프리미엄이 1억5000만원?

"오늘 발표났는데 벌써 프리미엄이 붙었다구요?" 18일 서울 은평구 은평뉴타운 인근 중개업소에 전화를 건 김 모씨는 `은평뉴타운 2지구는 웃돈을 줘야 산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은평뉴타운 2지구(2~8,11단지)는 18일 청약당첨자를 발표했는데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웃돈 이야기가 오가는 것이다. 은평뉴타운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민간택지로 중소형은 계약 후 3년, 대형은 계약 후 1년간 전매가 제한된다. 후분양이라 입주 후 전매가 가능해진 점을 고려하더라도 내년 1~3월까지는 당첨된 분양권을 거래할 수 없다. 그렇다면 계약을 채 하기도 전에 분양권에 웃돈이 붙은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당첨권 입도선매` 때문이다. 분양권을 주로 거래한다는 서울의 한 중개업자는 "은평뉴타운 등 인기단지의 분양권은 대기 수요가 많아 프리미엄이 4000만~1억2000만원까지 붙는다"며 "당첨자가 발표되는 당일 자정에는 250명 가량의 기획부동산업자가 모이는 장이 선다"고 했다. 인터넷 상에 당첨자가 발표되자마자 당첨된 물건을 가진 사람과 매수자가 거래를 시작하고, 손이 바뀌면서 웃돈이 올라간다. 최초 분양권 가격에 1000만원을 더해 나중에 명도를 이양받을 `권리`를 산 사람이 다시 2000만원을 붙여 다른 사람에게 권리를 파는 식이다. 이런 식의 거래를 거치면서 하룻밤 사이에 1억2000만원짜리 웃돈이 붙은 분양권이 탄생하는 것. 몇몇 기획부동산 업자들은 매수자를 데려와 현장거래를 주선하기도 한다. 은평뉴타운 2지구 중소형은 3.3㎡당 950만~1110만원, 중대형은 1260만~1580만원 선으로 시세보다 저렴해 `권리`확보 전쟁이 치열했다. 하지만 은평뉴타운은 입주전에 당첨된 분양권을 거래할 수 없다. 더구나 계약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가는 `권리`는 법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는 점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청약통장이나 청약신청증을 사고파는 행위도 법으로 처벌받는다. [이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