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CEO들 “출구전략 대비,실물투자도 눈여겨봐야”

2009. 9. 7. 06:10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금융CEO들 “출구전략 대비,실물투자도 눈여겨봐야”

파이낸셜뉴스 09/06 18:05





1억원의 여유자금이 있다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은 어디에 투자할까. 우선 펀드에 집중 투자하되 향후 투자를 위한 실탄 확보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같은 사실은 6일 파이낸셜뉴스가 국내 주요 5개 은행과 3개 대형 보험사, 2개 비은행 금융회사 CEO를 대상으로 재테크에 대한 긴급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 나타났다.

■펀드는 기본, 재테크 실탄 준비하라

설문 조사결과에 따르면 은행, 보험, 저축은행, 여신금융사 등 대다수 금융권 CEO들은 금리상승기에 펀드가 가장 적합한 재테크 도구라고 응답했다. 반면 1년제 정기예금 등 고정형 수신상품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 정기예금 등 변동형 수신상품, 특정금전신탁 등 단기간 돈을 맡길 곳에 투자하겠다는 CEO도 상당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1억원의 투자포트폴리오에 대한 설문에 “국내 주식형펀드(업종 대표주 등 대형주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에 4000만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신은철 대한생명 부회장도 주식형펀드 3000만원을 투자하는 게 적합하다고 밝혔다. 이종휘 우리은행장과 이수창 삼성생명 대표 역시 국내 주식형펀드에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이는 세계 경기회복에 대한 믿음이 강하고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사의 한국신용등급 전망 상향에 따라 실질적인 경제의 6개월 선행지수인 주가가 아직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특히 대다수 금융권 CEO들은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글로벌 금융, 실물경제가 안정세를 찾아가는 시점을 내년 1·4분기로 전망한 것도 아직 펀드 투자를 중요한 재테크 도구로 내걸고 있는 이유이다. 실제 IBK투자증권은 지난 4일 보고서에서 “4·4분기부터 선진(주가,차트)국 지역의 경기회복에 힘입어 수출이 뚜렷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다수 금융권 CEO들은 국내 경제의 걸림돌로 지적한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이 4·4분기에 해결될 경우 보다 공격적인 재테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백순 신한(주가,차트)은행장의 경우 3000만원은 CD연동예금(변동금리), 3000만원은 정기예금1년제(고정금리) 30% 등에 분산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모두 1년제 이하라는 점에서 일단 현 상태에서 여유자금을 준비하되 상황이 좋아지면 더 공격적인 재테크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분석된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특판정기예금에 5000만원,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에 2000만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윤용로 기업은행(주가,차트)장도 “은행의 특판예금에 가입한 후 확실한 경기회복 추세를 확인하면 인덱스펀드에 일부 가입할 것”이라고 설문에 응답했다.

■출구전략 대비, 실물투자

일단 여유자금을 묶어 두는 재테크를 통해 금융권 CEO들이 노리는 최종적인 재테크 수단은 무엇일까.

최근 급등하고 있는 부동산 가격이 말해주듯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대비한 실물자산 투자도 강조했다. 특히 출구전략이 가시화될 경우 현금성 가치가 떨어짐에 따라 금융자산투자보다는 실물투자가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지금부터 기업에 대한 회사채 투자도 적극 권유했다.

이백순 행장은 1억원의 투자포트폴리오에 대한 설문에 우량회사채(만기 1년 이내)에 1000만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현병택 기은캐피탈 대표 역시 1억원 전부를 우량기업 채권 투자에 쓰겠다고 밝혔다. 또 부동산도 재테크 수단에서 아직 배제되지 않았다. 그러나 대다수 금융권 CEO들은 “고용지표 등 경기회복을 완전히 확인한 후 부동산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부동산 가격 거품이 우려돼 투자를 오히려 줄이겠다”고 밝힌 금융권 CEO는 한명도 없었다.

■내년부터 가계·기업 대출문 열리나

금융권 CEO들이 연말까지 CD금리가 2.7%에서 최대 3.2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출구전략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되며 이수창 대표의 경우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0∼2%로 전망했고 이 대표와 함께 이백순 행장도 경기회복이 올 4·4분기가 아닌 현재 시점이라고 분석한 것도 향후 국내 경제가 예상보다 더 좋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내년부터 한동안 줄였던 기업대출, 가계대출 등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계 신용상황이 경기회복과 함께 튼튼해지고 올해까지 진행할 은행권의 부실채권 처리 압박이 내년부터 풀리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현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을 1.5%에서 연말까지 1% 수준으로 낮추라고 지시한 바 있다.

/powerzanic@fnnews.com 안대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