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결국 해외자본에 팔릴 듯

2009. 9. 30. 08:27이슈 뉴스스크랩

대우건설 결국 해외자본에 팔릴 듯
[경향신문] 2009년 09월 29일(화) 오후 07:10   가| 이메일| 프린트
ㆍ인수의향서 마감… 내달 우선협상자 선정
ㆍ경기부진 · 자금압박에 국내기업 외면
사모펀드 경우 ‘제2의 론스타’ 우려도

결국 해외 자본에 팔리는 것인가.

대우건설 재매각과 관련한 인수의향서(LOI) 접수가 29일 마감됐다. 해외 펀드를 중심으로 6~7곳 정도가 인수의사를 표명했지만, 국내 대기업은 나선 곳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날 “10곳 이내의 국내외 투자자가 인수의향서를 냈으며, 비밀유지 협약 때문에 업체나 금액 등을 공개할 수는 없다”면서 “매각주간사와 협의해 다음달 5일 쇼트리스트(1차 후보군)를 선정하는 등 일정대로 매각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외의 경우 미국계 엔지니어링 회사인 벡텔과 파슨스를 비롯해 사모펀드인 블랙스톤,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트(KKR), 유럽계 사모펀드인 퍼미라, 사우디아라비아 S&C인터내셔널그룹 등이 뛰어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국내에선 MBK파트너스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김병주 전 칼라일그룹 아시아회장이 주도하는 한·중·일 합작 사모펀드로 운용 자산은 37억달러에 달한다.

김 전 회장은 칼라일 재직 시 한미은행 인수 및 매각작업을 주도한 바 있다. 채권단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다음달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 본계약 체결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당초 거론됐던 포스코, LG 등은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과도한 차입과 재무적 투자자들에 대한 수익보장계약으로 자금 압박을 겪고 있는 것을 지켜본 만큼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대우건설이 외국계 펀드 등에 매각될 경우 과거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의 사례처럼 시세차익만을 노린 ‘먹튀’ 논란이 재연될 소지가 높다는 점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금호 입장에서는 매각이 급하기 때문에 외국계 펀드라도 괜찮다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사모펀드의 경우 기업 실적과 가치를 높이기보다는 단기 차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어 대우건설 입장에서 좋은 인수주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인 금호그룹은 대우건설을 연내에 매각하지 않으면 연말에 도래하는 풋백옵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수 있어 마음이 급한 상황이다.

대우건설 주식은 이날 주당 1만4450원으로, 풋백옵션을 해결하려면 4조원 정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인수전에 뛰어든 곳이 많지 않아 가격 협상의 여지가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주영기자 young78@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