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7 22일 판매…반도체ㆍLCD업계 들썩

2009. 10. 2. 08:12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윈도7 22일 판매…반도체ㆍLCD업계 들썩
모니터 멀티터치ㆍ원격 공동작업 가능

"우리가 만든 최고의 운영체제!(Windows 7 is the best PC operating system we have ever built!)"

오는 22일 전 세계에서 출시되는 `윈도7`에 대한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의 자신감이다.

MS는 2001년 `윈도XP`를 내놓은 뒤 2007년 후속 버전인 `윈도비스타`를 출시했지만 쓰라린 실패를 경험했다. 시스템간 충돌과 느린 속도 등 사용상 문제점이 속속 노출되면서 시장에서 외면받은 것이다. 출시된 지 9년이 지난 XP가 아직도 전 세계 PC 운영체제(OS)의 절반이 넘는 62%를 차지할 정도다.

비스타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MS는 빠른 속도와 시스템 안정성을 최대한 강조한 윈도7을 서둘러 출시하게 됐다. 과거 사례를 볼 때 새로운 OS 출현은 PC 수요 증가로 이어져 관련 산업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왔다.

최근 폴 오텔리니 인텔 CEO가 "세계 PC 경기가 빠른 속도로 슬럼프에서 벗어나 올해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다. 꽤 괜찮은 수준(alive and well)"이라며 PC시장의 회복을 공식 선언한 배경에도 윈도7 출시가 있다. 이는 가트너와 IDC 등 주요 시장조사업체들이 그동안 PC시장의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한 것과는 다른 방향이다.

IDC는 윈도7 출시로 내년 말에 전 세계 700만명 이상 IT 업계 종사자가 이를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체 IT 업계 종사자 가운데 19%에 해당된다. 또 올해만 4000만개 제품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했다.

윈도7은 반도체 가격에도 민감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PC시장에서 판매율이 높은 넷북은 XP를 OS로 할 경우 512MB D램 탑재로 충분하다. 반면 윈도7 넷북 버전은 최고 1GB 이상의 D램이 필요하다. 지난해 넷북이 등장하면서 PC당 평균 D램 장착 숫자가 정체됐는데 윈도7이 이를 두 배 이상 늘려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최근 윈도7 출시와 블랙 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시즌 등에 맞춰 PC 생산이 늘면서 범용 D램 중 하나인 DDR2 1기가비트 제품(128M × 8800㎒)의 현물가격이 1년 만에 2달러 대를 회복했다.

윈도7 특징 가운데 하나는 터치 기능이다. 이는 터치 기능이 장착된 태블릿PC 보급화를 이끌며 LCD 등 관련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HP의 터치 노트북컴퓨터가 140만원대까지 가격이 하락하고 삼성 LG 삼보 등도 신제품 터치 PC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서 새로운 수요 창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TV와 동영상, 음악 등을 PC에서 간단하게 불러올 수 있는 홈네트워크 기능도 윈도7의 강점이다.

물론 윈도7 출시에 대한 전망이 장밋빛 일색인 것만은 아니다. 윈도XP가 제 역할을 너무 잘하고 있어 업그레이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용자가 많다. 이가근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XP만은 못해도 비스타보다는 나을 것"이라며 "올 하반기 PC 잠재 수요를 채우고 내년 PC시장 확대 구실을 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승훈 기자 / 황시영 기자 / 최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