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그리 비지니스,농업 비지니스

2009. 10. 7. 18:22C.E.O 경영 자료

금 따는 농업 비즈니스 세계
금 따는 농업 비즈니스 세계
질문: 생명공학(BT)+환경공학(ET)+정보기술(IT)+나노기술(NT)+우주항공기술(ST)+문화기술(CT)을 결합한 것은?

정답: 농업

농업을 과거산업, 1차산업으로 여긴다면 그야말로 시대 변화에 한참 둔감한 사람이다. 요즘 농업은 첨단 과학과 결합되면서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도심 빌딩 전체를 거대한 농원으로 바꾼 식물공장이 탄생했다.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이 제조업 중심의 산업사회였다면 앞으로 선보일 탈산업사회는 첨단 농업으로 무장한 생태계 질서 복원이 핵심 과제다. 선진국일수록 농업을 미래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격변하는 글로벌 농업 비즈니스에서 우리의 경쟁력과 발전 가능성을 짚어봤다. 아울러 도시를 떠나 한적한 시골에서 첨단 농업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귀농·귀촌인의 삶도 함께 살펴봤다.



산업군을 분류할 때 농업은 일반적으로 1차산업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이는 자연에 순응해 대량생산만을 추구하던 과거 농경사회의 모습일 뿐이다. 요즘 세계 각국이 추구하는 농업은 정보기술(IT)이 총동원된 최첨단 산업으로 봐야 할 정도로 빠르게 변신 중이다.

변화하는 농업, 농촌 시장은 크게 △식품 형태의 상품성 △대체에너지 역할 강화 △ 도시민들의 휴양과 정주 공간으로 요약할 수 있다. 물론 우리 농업의 가장 큰 이슈는 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얼마나 갖추고 있느냐다.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 확대, 도하개발아젠다(DDA), 교토의정서 발효 등은 우리 농업의 변화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땅에서 나는 것을 자체 내에서 전량 소비하고 사는 식의 농업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발전하면 농업생산이 국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아진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국민총소득(GNI)에서 농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1970년 24.5%에서 1980년 13.5%, 1990년 7.3%, 2000년 4.6%. 2005년 2.8%로 내리막길을 걸어 왔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농림어업까지 다 포함한 국내총생산(GDP)액은 지난해 23조4000억 원으로 국가 전체 GDP의 2.5%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를 토대로 단순히 농업생산 자체가 위축되고 있다고 볼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이는 다른 산업 부문에 비해 농업의 성장세가 작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오히려 관련 업계는 국내 농업이 단순 생산(Farming)에서 하나의 산업(Business)로 커지는 것을 감안하면 전체 농산업의 규모는 시간이 갈수록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농업 관련 산업의 부가가치는 1990년부터 2000년까지 10년간 연평균 3.44%씩 성장해 농업생산액(1.11%)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최근 ‘애그리 비즈니스(Agri-Business)’, ‘애그리 인더스트리(Agri-Industry)’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애그리 비즈니스란 말은 1955년 미국 하버드대학의 데이비스 교수가 처음 사용한 말로 전통적인 생산 부문을 제외한 농업을 서비스, 지식산업까지 아우르는 것을 의미한다. 노동 대비 생산성, 가격 경쟁력, 품질, 서비스 모두를 포함한 개념이다.

강수량이 연간 500mm에 불과한 이스라엘이 농업기술을 향상시켜 자국내 식량 자급률을 95%까지 끌어올린 것은 물론 전체 수출액의 3.7%를 농업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애그리 비즈니스의 중요성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경작면적은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기후 등 자연조건이 훨씬 열악한 네덜란드는 농업을 기술,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변모시킨 후 우리보다 2.4배 많은 농가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농산물 수출액도 우리의 32배에 달하고 있다. 농가 1인당 GDP가 7800달러(2005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한 우리에게 이들 국가들의 성공 사례는 우리 농업이 나가야 할 방향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주변 정세를 봐도 우리에겐 농업이 수출 효자 종목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단 고도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있는 브릭스(BRICs) 국가들의 인구가 증가하면서 농식품 수요가 커지고 있다. 세계은행은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으로 2050년까지 세계 식량 수요가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독일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친환경, 안심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가령 우리와 식문화가 비슷한 일본만 해도 농산물 가격이 우리보다 평균 2배 이상 비싸다. 중국도 연간 소득 1억 원 이상의 고소득층이 7000만 명이나 된다.

중국·일본 친환경 농산물 수요 커져

더군다나 농산물은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활용도를 넓힐 수 있다. 사탕수수, 카사바, 옥수수 등 당질계 자원으로부터 알코올을 추출해내 가솔린에 혼합하는 가소홀(Gasohol) 은 이미 미국과 브라질 등지에선 상용화되고 있는 상태다. 또한 유채꽃·해바라기·콩·코코넛 등에서 빼낸 식물성기름을 경유와 혼합해 사용하는 바이오디젤은 유럽에선 최근 석유대체재로 각광 받고 있다. 석유 등 화석연료 자원이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이들 연료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군다나 세계 인구 증가는 식량 자원이 언제든지 무역 경쟁의 무기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년 전 카자흐스탄이 자국 내 밀 수출을 제한하자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한 것이 단적인 예다. 또 중동 국가들의 석유 수출량에 대응해 미국이 옥수수 수출량을 조절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이에 따라 정부도 변화하는 국제 농산물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선진화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입 농산물에 관세를 부과해 국내 농산물의 가격 경쟁률을 보전해 주는 현행 방식을 언제까지 고집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우수한 영농 인력을 양성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춘 우수 농산물을 집중 관리하는 식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정부 농업정책의 핵심이다. 도시민들의 귀농·귀촌을 적극 장려해 이들을 대한민국 농어촌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로 활용하겠다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상반기 추경예산 중 귀농 자금 지원액으로 191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또 2100억 원의 예산을 귀농자 영농 정착금으로 융자·지원해 줄 계획이다.

중소 영농 기업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민간 참여형 직접 투자 방식의 모태 펀드를 추진하고 무담보 신용 대출도 대폭 확대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아울러 민관 합동 방식으로 해외농업개발협력단을 구성, 해외 식량 기지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민간의 해외 진출을 늘리기 위해 240억 원의 예산을 해외 농업 개발 사업에 배정했다.


취재= 송창섭·우종국·이홍표·이진원 기자
전문가 기고= 김병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미래정책연구실장, 김양식 한국농업대 학장
사진= 서범세·김기남·이승재 기자

송창섭 기자 realsong@kbizweek.com


입력일시 : 2009년 9월 28일 17시 15분 15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