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시공'의 한계 뛰어넘다

2009. 10. 14. 14:46분야별 성공 스토리

쇼핑, '시공'의 한계 뛰어넘다

2009년 10월 14일 (수) 06:00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김정민 기자]#2012년 30대 중반 직장여성 A씨. 퇴근길 회사빌딩 앞에 설치된 대형스크린에 발길을 멈춘다. 화려한 이미지의 대형화면은 의류, 가전, 식품, 도서를 소개하고 있다. 이 중 의류에 손을 갖다 대니 갑자기 스크린이 얘기를 건넨다. “올 겨울 30대 여성들이 관심을 갖는 겨울코트입니다.” A씨는 깜짝 놀랐다. ‘자신이 30대 중반이란 걸 어떻게 알았지?’ 이어지는 화면은 올 겨울 코트를 입고 나온 유명 모델들이다. 그 중 한 모델이 입고 나온 코트가 마음에 든 A씨는 다시 스크린에 손을 댄다. 그러자 색상, 가격, 원단정보, 구체적인 사이즈 등 코트에 대한 정보가 주르륵 쏟아졌다.

A씨는 매장도 점원도 없는 화면에 신용카드를 갖다 댔다. ‘삡’ 소리와 함께 결제완료 메시지가 뜨고 다음날 코트는 집으로 배달됐다.

i-wall 즉, 말하는 스크린은 기존 전광판 기능 뿐 아니라 분석, 제안, 결제까지 병행하는 쇼핑공간이다. 특히, 벽 안에 감춰진 ‘현장 분석기 카메라’는 사람의 얼굴 윤곽을 인식해 성별, 연령 등을 자동 측정하게 되는 신기술이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20대 중반 회사원 B씨. 쇼핑은 하고 싶지만 이 옷, 저 옷 갈아입는 게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앞으로 지능형 탈의실이 B씨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 준다고 한다.

매장 탈의실에 옷을 입은 채로 들어갔는데도 ‘B씨의 치수’가 화면에 나타난다. 이내 점원이 들어와 갈색 점퍼를 꺼내 추천하는 순간, 화면에는 갈색 점퍼를 입은 A씨의 모습이 있다. 지금 입고 있는 바지와 구두, 셔츠와 어울리는지도 한눈에 들어온다. 화면에 이 점퍼의 가격, 원단, 사이즈, 제조일자, 세탁정보도 제시된다.

50여벌의 옷을 입어보고 B씨는 신용카드를 결제기에 댔다. 쇼핑시간은 고작 10여분이었다. 이 기술은 RFID 전자태그와 신체스캔 기술을 이용한 것으로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쇼핑도우미 로봇 주말을 맞아 대형마트를 찾은 C씨. 들어서자마자 1m 높이의 휴머노이드 상업용 로봇이 반긴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연어, 포도, 사과를 30% 세일 행사합니다”며 전단지를 나눠준다. C씨가 그냥 지나치자 로봇은 “고객님! 이 전단지에 유용한 정보가 많습니다. 꼭 받아가세요”라고 말한다. 시식행사, 판촉도우미도 로봇이다.

매장에는 ‘똑똑한 카트’가 놓여있다. 카트 위에 놓인 LCD 모니터는 제품이 진열된 매장 위치를 한눈에 보여 준다. 또 해당 제품을 카트에 담기만 하면, 모니터는 ‘가격과 원산지’, ‘추천요리’, ‘재고상태’ 등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계산대 앞에 길게 늘어 설 필요도 없다. 카트에 담는 순간 자동으로 계산이 되기 때문이다.

#골프실력이 늘지 않아 고민인 50대 D씨는 큰 마음 먹고 매장을 찾았다. D씨가 매장에서 골프채를 꺼내들자 매장 LED 화면에는 골프채의 상세 정보가 나타난다. 골프채를 든 D씨는 매장에 있는 ‘3D 스크린 골프장’에서 몇차례 시타를 한다. 이 모습이 촬영되자 K씨는 매장 전문가에게 꼭 맞는 골프채를 추천받는다.

골프장갑도 구매할 생각에 ‘골프장갑 스캐너’에 손을 집어넣는다. 그러자 1분도 되지 않아 상세한 치수가 측되고 주문 버튼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골프처럼 예민한 운동에 전자태그와 신체스캔 기술을 응용한 것으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미래유통, 녹색생활’을 주제로 3일간 열릴 전시회는 가상세계에서 미래형 쇼핑을 경험할 수 있는 ‘가상쇼핑관’, 전자태그를 활용해 안전한 먹거리를 찾아가는 '식품관', 스포츠용품과 레저시설이 결합돼 체험형 쇼핑이 제공되는 ‘레저관’, 가상세계를 통해 의류를 빠르게 체험할 수 있는 ‘패션관’ 등으로 구성됐다.

이외에도 CJ오쇼핑은 45인승 리무진을 개조해 체험할 수 없다는 홈쇼핑의 불안감을 해소한 쇼핑버스 ‘리오’, 보광훼미리마트는 국내 최초의 이동형 편의점 ‘트랜스포머’ 등을 내놨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