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19. 20:00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토지주택공사 혁신 ‘몸부림’ 비효율·부패 이미지 벗을까
경향신문 | 박재현기자 | 입력 2009.10.19 18:25 | 수정 2009.10.19 18:36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를 통합해 출범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변화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현대건설 사장 출신의 이지송 초대 사장은 비효율과 부정부패의 온상이라는 공기업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는 시각도 많다.
토지주택공사는 19일 'LH 클린 청렴선포식'을 열었다. 부정부패에 대해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추진한다는 게 골자다. 부정부패로 한번만 적발돼도 곧바로 퇴출시켜 청렴한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앞서 간부 직원에 대한 재산등록제 확대와 인사에 청렴도 반영, 접대골프 금지 등 구체적인 부패방지 대책을 수립할 것도 지시했다.
간부 직원들은 최근 임금 32억원을 반납키로 결의했다. 이를 사회공헌과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해 사용하면서 공사의 이미지를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이 사장은 또 지난 주말 토지공사와 주택공사의 '화학적 통합'을 위해 새가족 어울림 한마당 행사를 열었다. 공기업의 공공성 회복을 강조하며 보금자리주택지구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현 정부 공기업 개혁 작업의 첫 결과물인 토지주택공사에 대한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움직임들이다.
하지만 겉모습에 걸맞은 내용은 아직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선 아직 부사장 선임도 못하고 있을 만큼 조직이 안정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이종상 전 토지공사 사장이 부사장 후보로 강력하게 거론됐지만 이후 국토해양부의 강모 국장이 내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이마저 백지화됐다. 강 국장의 경우 출신지역이 문제가 됐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능력보다는 출신 성분이 우선시될 경우 '나눠먹기식' 인사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기존 조직원들도 여전히 '토공 출신' '주공 출신'이란 이분법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통합 공사는 출범 당시 정원의 24%(1767명)를 2012년까지 정리하겠다고 했지만 노조 반발로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2008년 말 기준으로 금융부채 55조원을 포함해 총 85조7000억원의 부채가 있지만 해결책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사장 직속의 재무개선특별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밝혔지만 위원 선임은 물론 아직 위원회 규모도 결정하지 못했다.
부채해결 방안이 미뤄지면서 주 수익원인 중대형 주택 분양을 포기하겠다는 약속도 유야무야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공사 통합 취지 자체가 무색해진다.
혁신도시와 관련한 본사 이전 문제도 여전히 골칫거리다. 옛 토지공사는 전주혁신도시로, 주택공사는 진주혁신도시로 각각 이전하게 돼 있지만 통합 공사가 발족하면서 정치적 내홍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박재현기자 parkjh@kyunghyang.com >
'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카테고리의 다른 글
IMF "한국 2012년 2만弗 소득 회복" (0) | 2009.10.20 |
---|---|
불황 끝?…IT 공룡 ‘돈방석’ (0) | 2009.10.20 |
GM대우 "1년 동안 차 공짜로 타실 분~" (0) | 2009.10.19 |
"불탄 집 고쳐 계속 살았으면 이주대책 대상" (0) | 2009.10.19 |
서울시, 사회적기업 1천개 발굴해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0) | 2009.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