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고 1학년 김록영

2009. 11. 2. 09:37분야별 성공 스토리

전교 120등서 전국 1% 이내로 "스스로 공부하는 힘 느껴"

동북고 1학년 김록영

서울 동북고 1학년 김록영 군의 성적은 중학교 시절 전교 120등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중3 겨울방학 때부터 공부방법을 바꾸자 고등학교 입학 후 성적이 수직 상승했다. 1학기 중간고사에서 전교 30등으로 오르더니, 지난 9월 치른 2학기 중간고사에서 전교 8등으로 껑충 뛰었다. 김군은 "그동안 의존했던 학원에서 벗어나 혼자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고, 긍정적으로 생활하려는 마음을 가지면서 성적이 올랐다"고 말했다.

◆학원 위주 공부에서 벗어나다

중학교 시절 김군 역시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학원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그러나 성적은 도통 오르지 않았다. 한달에 수십만원에 이르는 학원비도 만만치 않았다. 중3 겨울방학을 앞두고 자연스럽게 '학원을 왜 다녀야 하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아무리 열심히 학원을 다녀도 공부가 는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그러던 중 아프리카 아이 한명이 한달 동안 살기 위해 필요한 돈이 2만원이라는 글을 인터넷에서 보게 됐어요. 제 학원비면 수십명의 아프리카 아이들을 구할 수 있는 셈이죠. 과연 제 학원비가 아이들의 생명과 같은 값어치가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그동안 학원을 건성으로 다니고, 학원을 다녀왔다는 이유로 집에서 쉬거나 오락을 한 제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어요. 결국 학원을 끊기로 했습니다."

서울 동북고 1학년 김록영 군./이경민 객원기자

◆공부 태도를 바꾸다

공부에 대한 열의가 생기자 평소 공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 등 틈나는 대로 부족한 공부를 했다.

"평소에는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놀곤 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그 시간에 앉아서 진지하게 공부를 하자 친구들이 의아하게 생각했어요. '쟤는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닌데 왜 모범생인 척 하지?' 등 안좋은 시선으로 본다는 생각에 눈치가 보이고 힘들었어요. 그러나 목표를 달성한 내 모습을 그리며 더욱 공부에 매진했어요."

공부방법도 바꿨다. 그동안에는 수업시간을 새로운 개념을 배우는 시간으로만 여겼다. 그러나 방법을 바꿔 예습을 한 뒤 공부할 때 놓친 부분을 보강하거나 복습하는 시간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예습을 할 때의 학업 능률은 예습을 전혀 하지 않을 때보다 몇 배는 뛰어났어요. 예습의 효과를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부에 집중하다보니 체력 부담도 오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운동을 시작했다.

"숨이 찰 때까지 뛰어다니고 땀을 듬뿍 흘리며 운동했어요. 그러면 놀랍게도 다음날 공부를 할 때 집중이 잘 되고 효율도 높아졌어요. 마음속에 응어리같이 뭉쳐있던 스트레스도 해소됐죠. 운동의 효과를 절실히 느낀 이후 규칙적인 운동을 시작했어요."

이렇게 중3 마지막 겨울방학을 끝내고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자기 주도 학습

3월 모의고사 성적표를 받았을 때 김군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성적이 전국 상위 5%대로 나온 것.

"그동안 전교 10% 안에 드는 것을 평생 소원으로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전국 5%는 정말 기적이었죠. 이후 가슴속이 자신감으로 충만했고, 더욱 열심히 공부하게 됐습니다."

이후로도 성적은 계속 올라 최근 치른 9월 모의고사에서는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에서 모두 1등급을 받고 전국 1% 이내의 성적을 받았다.

그는 무엇보다 '인내'를 강조했다.

"마시멜로 실험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어린 아이에게 마시멜로를 주고 일정 시간 동안 먹지 않으면 마시멜로를 1개 더 주겠다는 제안을 합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유혹을 참지 못하고 먹어버리죠. 그러나 꿋꿋하게 참고 2개의 마시멜로를 먹는 아이들이 있는데, 이런 아이들이 나중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힘들어도 조금만 더 노력하면 좋은 성적을 받고 마음 편히 놀 수 있지만, 유혹을 이기지 못하면 놀 때도 불편한 마음으로 놀고, 성적도 나쁠 수밖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