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백수, 사상최대

2009. 11. 13. 00:58이슈 뉴스스크랩

‘청년백수’ 사상최대…경제동력 급속 약화

헤럴드경제 | 입력 2009.11.12 12:38 |

불황에 기업들 고용 축소

'그냥 쉬는' 15~29세 인구


1년전 보다 23.3%나 껑충

경제활동인구 42.7% 최저

일자리 현실화 대책 절실

김모 씨는 올해, 만 나이 스물아홉이지만 아직 대학생이다. 3년째 7급 공무원시험에 도전하고 있다. 졸업을 미루기 위해 휴학을 거듭한 탓에 대학에서 제적되기 직전이다. "어떤 친구들은 결혼해서 아이도 있는데 걱정입니다. 벌이도 없고 공무원시험 경쟁도 워낙 치열하다 보니 걱정만 늘고 있습니다."

서울 소재 S대 미술대를 졸업한 한모(24) 씨. 지금 신분은 학원생이다. 디자인 계열이라 지원하는 기업 대부분이 중소기업이다. 그런데 경기 침체 때문인지 아예 사람을 뽑지 않는다. "'경기가 풀릴 때까지 기다린다'는 생각으로 학원에 다니고는 있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10년 넘게 공부한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하기도 그렇고…. 집에서 눈칫밥 먹는 신세죠."

통계청의 분류를 따라가면 김씨, 한씨 모두 실업자가 아니다. 비경제활동인구다. 취직 상태도 실업 상태도 아닌, 말 그대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다. 지난달 우리나라 젊은 층 비경제활동인구비율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심각해진 청년실업 문제의 한 단면이다.

12일 통계청의 '고용동향' 보고서 분석 결과, 올 10월 기준 15~29세 인구 총 975만5000명 가운데 경제활동인구는 416만7000명이었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지난 1999년 6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42.7%를 기록했다.

청년층 가운데 비경제활동인구 비중이 사상 최대로 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육아, 가사, 심신장애 외에 통학, 취업 준비, 쉬었음 상태에 있는 이도 비경제활동인구에 들어간다. 정말 일할 능력이 없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보다 김씨, 한씨와 같이 사실상 실업 상태에 놓인 청년층이 증가하면서 이런 현상이 뚜렷해졌다. 경기 침체 때문에 마땅한 일자리 구하기가 어렵다 보니 취직ㆍ구직을 미룬 젊은이들만 늘고 있다.

오히려 김씨, 한씨처럼 학교나 학원에 다니면서 취업 준비를 한다면 양호한 편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구직 무기력증'이 번지고 있다. 15세 이상~29세 이하 연령 중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쉰다'는 사람이 29만1000명에 달했다. 1년 전과 비교해 23.3% 급증했다.

경제활동을 시작한 청년층의 사정도 좋지 않다. 올해 10월 15~29세 고용률은 지난 9월 39.8%에 비해 0.3%포인트 하락한 39.5%였다. 올 3월 39.4%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던 청년층 고용률은 잠시 회복되는 듯싶다가 다시 고꾸라졌다. 지난달 실업률은 7.5%였다. 올 6~8월 8%로 치솟았던 것에 비해선 호전됐지만 전년 동월 대비 0.9%포인트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가 보다 현실화되고 강화돼야 하는 상황이다.

조현숙ㆍ성연진 기자/newear@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