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벅지’로 본 21세기 섹시가수 계보

2009. 11. 29. 08:45이슈 뉴스스크랩

이효리부터 유이까지, ‘꿀벅지’로 본 21세기 섹시가수 계보
2009-11-28 10:12:32                               사이월드 미니홈피에 스크랩하실 수 있습니다. msn 전송 모바일 전송
[마이데일리 = 남안우 기자] [창간 5주년]

21세기형 섹시가수는 당당하고 도발적

60년대 중반 가수 윤복희는 미니스커트를 처음 입고 나와 숱한 화제를 뿌렸다. 당시 여성의 허벅지를 드러내 보인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 대중의 부러움과 따가운 시선을 한 몸에 받았던 윤복희는 후일 패션과 유행을 선도한 연예인으로 꼽힌다.

광복 이후 60년대까지 한국의 여성상은 지고지순함이었다. 가부장적인 남편의 말에 순종하고 억척스럽게 살림살이를 해 나가는 인고의 여성이었던 것.

이후 70~80년대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선진화된 패션과 유행이 물밀듯이 유입됐고, 이로 인해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려는 여성들이 많아지면서 가요계에도 섹슈얼한 바람이 불었다.

선구자적 인물은 김추자. 김추자는 당시 화려함과 뇌쇄적인 눈빛으로 가요계에 섹시 콘셉트를 과감하게 들고 나왔다. 80년대 들어서는 섹시함이 점점 구체화됐다. 나미와 김완선이 대표적인 섹시 가수들로 이른바 ‘섹시 웨이브’도 이때 등장했다.

90년대 들어 섹시함의 시각화는 가속화됐다. 엄정화, 그룹 룰라의 김지현 등 이들은 솔직하고 관능적인 퍼포먼스, 과감한 노랫말로 비쥬얼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이때부터 불기 시작한 섹시 열풍은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아이콘화 됐다.

이효리와 백지영으로 시작된 섹시 열풍은 아이비, 손담비, 유이까지 지금도 지속, 발전해 나가고 있다. 40년 전 윤복희가 입었던 미니스커트는 기본, 이제는 속바지를 입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치마 길이는 초미니화 됐고 노랫말은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섹시함의 강도가 높을수록 앨범 또한 대박이 난다는 속설까지 가요계에 등장했을 정도다. 지고지순한 여성상이 21세기 들어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변모됐다. 섹시 신드롬을 일으켰던 이효리의 솔로 데뷔곡 ‘텐 미니트’(10 minutes)는 ‘10분, 내 것이 되는 시간’이란 노랫말처럼 여성들의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보인다.

이는 남자들의 대시를 기다리기 보다는 오히려 다가가겠다는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이 섹시함으로 분출됐다.

이효리는 ‘텐 미니트’ 이후 2집 ‘겟 차’, 3집 ‘유고 걸’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섹시 퀸’으로 등극했다. 글래머러스한 몸매와 파워풀함을 선보이는 강인한 여성상은 이효리의 전매 특허.

백지영은 1집 ‘선택’과 2집 ‘대쉬’로 라틴 살사로 이효리와 함께 섹시 계보를 이어갔으나 5집 ‘사랑 안해’ 이후 호소력 짙은 발라드 가수로 전향, ‘총 맞은 것처럼’과 최근 KBS 2TV ‘아이리스’ OST곡 ‘잊지 말아요’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2005년 화려하게 데뷔한 아이비는 이효리와 필적할 만한 섹시가수로 평가받았다. 1집 ‘오늘밤 일’, 2집 ‘유혹의 소나타’로 일약 섹시 스타덤에 올랐던 아이비는 온갖 구설수로 긴 공백기를 맞았으나 2년 8개월 만에 3집 ‘터치 미’로 컴백, 2009년 연말 가요계를 후끈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아이비의 공백 기간 등장한 손담비는 ‘미쳤어’와 ‘토요일 밤에’ 등 히트곡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급부상했다. 최근에는 핸드폰 광고 ‘아몰레드’를 통해 시원하고 쿨한 섹시미를 과시, 이름을 브랜드화 시켰다.

얼마전 ‘핫’한 가수로 떠오른 유이는 이른바 ‘꿀벅지’란 애칭으로 통하고 있다. 청순하면서도 요염한 그녀의 외모는 남성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신 아이콘으로 등장했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가상 신혼부부 박재정과의 귀여운 신부의 모습에서 걸그룹 애프터스쿨에서 보여주는 파워풀함 등 양극화된 이미지가 먹힌 케이스다.

이들은 때로 섹시 표현수위를 놓고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기도 하다. 섹시 이미지가 고착화 돼 다양한 변신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크고 작은 스캔들과 가십에 휘말리기도 한다. 이들이 뛰어넘어야 할 과제고 숙제다.

좋은 예로 이효리가 SBS '패밀리가 떴다'와 손담비와 유이가 보여준 MBC '우리 결혼했어요'의 솔직, 담백한 모습이 그것이다. 이로 인해 시청자들은 더이상 이들을 섹시 가수로만 바라보지 않고 있다.

[21세기 대표적인 섹시 가수들인 이효리(위 사진 왼쪽)와 아이비, 아래 사진은 백지영과 손담비, 유이(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남안우 기자 naw@my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