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교수와여제자 "20대 청춘은 보지마라"

2009. 12. 1. 00:30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연극 교수와여제자 "20대 청춘은 보지마라"

[뉴시스] 2009년 11월 02일(월) 오전 09:35   가| 이메일| 프린트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30대 이상만 봐주세요.” 22세 여배우가 전라로 연기하는 연극 ‘교수와 여제자’가 ‘30세 이상 관람가’를 선언했다.제작사인 예술집단 참은 2일 “교수와여제자는 여배우의 노출 수위가 높다”며 “게다가 소재 특성상 20대가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 30대 이상만 보도록 권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수와 여제자’는 마흔다섯살의 철학과 교수와 스물한살 여제자의 관계를 다룬다. 성기능 부전으로 아내에게 구박을 받던 교수가 성치료사 노릇을 하는 여제자의 도움으로 기능을 회복하고 가정의 화목을 꾀한다는 줄거리다.

45세 교수 ‘임포민’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엘리트지만 성적으로는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해 삶을 비관하는 인물이다. 참 측은 “비뇨기과학회에 따르면 40대 중반의 문턱에서 고개 숙인 남성의 비율이 전체 남성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 ‘교수와 여제자’ 관객층의 초점을 중장년층에 맞추기로 했다는 것이다.

50, 60대를 위한 특별 할인도 적용한다. “인터넷 세대가 아닌 50, 60대들에게 온라인 예매는 쉽지 않다”며 “문화의 사각지대에 놓인 중장년층들을 위해 현장 할인이벤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알렸다.

이 연극 관계자는 “지난 10월23일 공연 시작 이후 1주 만에 현매 관객 1500명을 넘어섰다”고 자랑했다. 160석 소극장인 데다 월요일 공연은 없고 평일에는 1회, 금·토·일에만 2회 공연하는 연극으로서는 주목할만한 흥행실적이다.

1일 현재 모 인터넷 예매사이트에서는 특히 중장년층의 예매 비율이 높다. 40대 이상의 예매율이 45%를 기록하고 있다. 관객 대부분이 20, 30대인 여느 연극과는 딴판이다.

한편, ‘교수와 여제자’를 본 20대 관객 대부분의 평가는 좋지 못했다. 극단 측은 “발기부전이란 소재에서 공감대를 찾지 못하는 젊은 세대에게는 연극이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인정했다. “20대 관객을 위한 공연이 아니다. 극에 대해 좋지 못한 평가를 내리는 젊은 관객들도 언젠가 중년이 되면 고개 숙인 남성들의 고민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교수와 여제자’는 11월22일까지 서울 대학로 한성아트홀에서 볼 수 있다. 12월 초 부산으로 공연을 이어간다는 일정이다. 02-2275-7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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