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 때문에 남자가 여자보다 오래 못산다

2009. 12. 4. 09:24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ㆍ일 도쿄농대 쥐 실험 결과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수명이 짧은 이유가 정자세포에서 발현되는 특정 유전자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 AFP 통신에 따르면 일본 도쿄 농업대학의 고노 도모히로 박사는 유럽 의학전문지 ‘인간생식’ 최신호에 실린 연구보고서를 통해 아버지 쪽에서 받게 되는 제9번 염색체의 ‘Rasgrf1’이라는 유전자가 남성에게만 발현돼 여성보다 큰 체구를 갖게 되는 대신 수명은 여성보다 짧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고노 박사 연구팀은 두 마리의 암컷 쥐에서 채취한 DNA를 조작해 정자에 있는 유전자와 유사하게 만든 다음 이를 다 자란 암컷 쥐의 난자에 주입, 배아로 자라 새끼를 낳게 했다. 이를 통해 수컷 쥐의 유전자가 없이 태어난 쥐들은 평균 수명이 841.5일로 정상 유전자를 가진 쥐들의 평균 수명인 655.5일보다 186일이나 길었다.

또 유전자 조작 쥐들은 태어날 때부터 몸집이 아주 작고 몸무게도 가벼웠지만, 면역기능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노 박사는 이는 아버지에게서 물려 받는 Rasgrf1 유전자가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이 유전자는 성별 구분 없이 받게 되지만 여성에게서는 유전자의 각인 과정에서 잠재 상태가 되어 발현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포유동물의 경우 이 정자 유전자가 수컷의 수명에 해악을 끼친다고 밝혔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케이 티 콰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두고 “흥미로운 발견”이라면서도 “평균수명은 단순히 유전자라는 하나의 요소보다는 환경적인 차원까지 고려한 설명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향미기자 sokh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