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시장 틈새 공략 여성벤처인 '맹활약'

2009. 12. 8. 01:24분야별 성공 스토리

그린시장 틈새 공략 여성벤처인 '맹활약'

서울경제 12/07 21:23
우신엔티아이 '식용유 여과정제기' 해외서 인기
로하스 '생분해성 용기' 비료로 재활용 가능케
엠에스테크 '녹조방지 물순환장치' 국산화 성공

우신엔티아이의 이가연 사장은 몇해전 집에서 튀김요리를 하다 그냥 버리는 식용유가 아까워 사업화에 뛰어들었다. 이렇게 해서 개발된 식용유 여과정제기는 일반 가정에서 쓰는 폐식용유를 재활용함으로써 해외에서까지 주문이 몰리며 올해 50억원의 매출을 넘보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찾은 사업아이템을 놓치지 않고 환경도 보호하고 수익도 올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올린 셈이다.

섬세한 아이디어와 꼼꼼한 기술력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여성 벤처기업들이 친환경 기술분야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세상을 바꾸는 기술혁신이나 대규모 자본 투입으로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린시장의 틈새를 개척해 미래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여성벤처기업인 우신엔티아이는 독자 개발한 식용유 여과 정제기의 중국 수출계약을 앞두고 있다. 계약 물량은 3,000대, 금액으로는 3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 회사의 '노블클린'은 천연펄프와 특수 활성탄으로 폐식용유를 80% 이상 정제해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제품으로, 식용유 사용을 최고 70%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2~3년 전부터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해 지난해 올린 매출은 약 20억원. 굵직한 수출계약이 막판 진행 중인 올해는 40억~50억원 선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제품 개발의 시초가 된 것은 주부라면 누구나 겪는 주방에서의 '딜레마'였다. 이가연 사장은 "집에서 사용한 기름을 다시 사용하기는 찜찜하고, 버리자니 아까웠던 일상에서의 경험이 제품 개발로 이어졌다"고 한다. 식용유를 버린 하수구에 낀 기름때를 보고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미국이나 프랑스, 스위스 등 각국에서 문의가 들어오는 등 해외에서 반응이 좋아 점차 계약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지금은 상업용 제품만 판매하고 있지만, 가정용으로 제품군을 다시 확대하고 필터 신소재를 개발해 시장 수요에 맞는 친환경 1회용 제품을 연내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생분해성 용기 제조업체인 로하스 역시 틈새 환경제품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환경관리지도사이던 도선제 사장이 개발한 이 회사의 1회용 용기는 100% 옥수수알에서 추출한 PLA(젖산) 생분해성 제품으로, 사용한 뒤에도 농가 비닐하우스의 난방 대체연료나 비료로 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도 사장은 "아직 매출규모는 크지 않지만, 중국에 이어 인천에 제조공장을 설립해 '메이드인코리아' 제품으로 해외 수출시장 개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폐수처리기기 전문업체인 엠에스테크는 최근 태양광을 이용한 녹조방지 물순환장치인 '에코코(Eco-co)' 개발을 마쳤다. 한국기계연구원과 공동 개발한 이 제품은 현재 100% 수입에 의존하는 녹조방지시스템을 국산화한 것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이 회사의 박명하 사장은 "그린에너지를 사용해 물을 썩지 않게 하는 제품으로, 앞서 선보인 수처리 장치 '디켄터'에 이은 수입대체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내년에는 IT기술을 접목한 에코코 지능형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수처리 사업으로 특화해서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새로운 제품들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