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계속되는 한파로 예비전력이 안정적인 수준 밑으로 떨어지자 지식경제부 장관이 담화문을 발표하고 대국민 에너지 절약을 호소하기에까지 이르렀다.
지경부는 지난 8일 오전 11시 최대 전력 수요량이 6856만㎾를 기록하며 예비전력이 441만㎾로 떨어졌다고 12일 밝혔다. 지난 5일 오후 6시 6690만㎾의 최대 전력 수요를 기록한 후 6일(6786만㎾) 7일(6827만㎾)에 이어 나흘 연속 최대 전력 수요를 경신했다.
통상 안정적 예비전력인 600만㎾ 밑으로 떨어져 비상 수준인 400만㎾에 근접한 것이다. 전력 예비율 역시 5일 11.4%에서 8일에는 6.4%까지 낮아졌다.
전력 수요 증가는 산업용 전력 소비 증가 영향도 있지만 이상 한파에 따른 난방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난방 부하는 전년 대비 18.4% 증가해 최대 전력 수요의 24.4%를 차지했다. 이는 가정용 난방기기 보급 증가와 학교, 빌딩에 냉난방이 모두 가능한 시스템 에어컨 설치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지난해 전기장판·담요 보급률은 2006년과 비교해 35%가 늘었고, 전기난로 보급률 역시 33% 증가했다. 시스템 에어컨은 2005년 31만9000대가 보급된 것에 비해 지난해에는 모두 100만대가 보급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경부는 기온이 1도 떨어질 때마다 2007년에는 19만9000㎾의 전력 수요가 증가했지만 지난해에는 40만9000㎾의 전력 수요가 추가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지경부는 이상 한파와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 속도를 감안할 때 최대 전력 수요가 7000만㎾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발전기 정비 일정을 조정하는 등 공급 능력을 최대한 확충하고 부하 관리를 통해 피크 수요를 억제해 나가기로 했다. 또 한국전력 등 유관기관과 함께 전력수급대책본부를 운영, 에너지 절약 실태조사를 통해 에너지 낭비가 심한 공공기관 명단을 공개하고 피크시간대 전력 낭비가 심한 기업 명단도 공표할 계획이다.
최경환 지경부 장관은 이날 담화문을 통해 “‘나 하나쯤이야’가 아닌 ‘내가 먼저’라는 마음가짐으로 에너지 절약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