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45개… 도봉ㆍ중랑구 '제로'
올해 소매 유통 · 서비스 시장의 최대 격전장은 커피전문점 시장이다. 서울,부산 등 대도시의 거리를 걷다보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커피전문점 간판들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에 브랜드 커피전문점 시대를 연 스타벅스는 11년째 매장 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스타벅스는 장사가 되는 핵심상권에만 진출해 점포 분포도로 소비시장 수준을 분석해볼 수 있다. 스타벅스는 1999년 국내에 첫 점포를 낸 후 11년 만인 지난달 29일 317호점인 서울 보라매점을 냈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달 말 전국의 스타벅스 매장을 조사한 결과 서울 25개 구 중 강남구가 45개로 가장 많았다. 중구가 24개로 2위였으며 서초구(21개) 종로구(20개) 등의 순이었다. 특히 강남구는 5년 전보다 25개나 늘어나 전국의 소비 1번지임을 입증했다. 점포별 매출은 서울 광화문점이 1위였다. 코엑스점,명동2점,명동5점,강남점 등이 뒤를 이었다.
구별 매장 수를 보면 상위 5개구에 중구,종로,영등포가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종로와 중구에는 오피스들이 밀집해 있고,대학로 등 젊은이들이 모이는 상권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남 3구'로 불리는 강남,서초,송파구의 총 매장 수는 71개로 전국 매장의 20% 이상이 몰려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에서 매장이 가장 집중된 지역은 테헤란로로 나타났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부터 삼성역까지 테헤란로 주변 4㎞에는 26개의 매장이 모여 있다. 포스코센터,무역센터,공항터미널 등 대형 빌딩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자리잡아 소비층이 두텁게 형성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헤란로에는 강남지역에 위치한 은행 중 40%가량이 집중돼 있다" 며 "기업 및 개인 고객이 풍부한 길목이기 때문에 만남의 장소나 휴게 공간으로 스타벅스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강북의 중랑구와 도봉구에는 스타벅스 매장이 한 개도 없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상권이 형성돼 있고 소비력을 가진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집중적으로 매장을 열기 때문"이라며 "도봉구와 중랑구의 경우 소비력이 약해 다른 외식업체들도 진출을 꺼린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볼 때 전라남도와 제주도에도 스타벅스 매장이 전무했다. 충청남 · 북도에는 매장이 1개씩이었다. 서울을 제외한 광역시 중에서는 부산이 22개로 가장 많았다. 인천(10개) 대구(9개) 대전(5개) 광주와 울산이 각각 4개였다. 회사 관계자는 "전라남도 역시 서울 도봉구나 중랑구와 비슷한 이유로 출점하지 않았다"면서 "제주도는 섬 지역이어서 직영점을 운영할 경우 인건비나 물류비 등 비용이 많이 들어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주지 않고 본사가 직영점으로만 운영한다. 대형 건물 1층의 경우 임대료가 비싸지만 스타벅스가 들어올 경우 건물 전체가 폼이 나기 때문에 시중가보다 다소 싼 가격에 임대를 주는 건물주들이 많다. 최근 브랜드 커피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자 건물주들은 은행보다 커피전문점을 더 선호해 은행 점포가 밀려나는 사례도 많다.
기업들이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고 현금입출금기(ATM),인터넷 뱅킹 등으로 은행을 이용하는 인구가 줄면서 은행건물에는 주말 유동인구가 적기 때문이다. 반면 스타벅스와 같은 커피전문점은 주말에도 손님들로 붐빈다. 업계 관계자는 "매장 주변을 약속 장소로 이용하는 사람들까지 감안하면 집객 효과가 더 높아진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스타벅스 많을수록 황금상권?
2010. 2. 2. 00:30ㆍC.E.O 경영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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