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미국식 은행규제 안된다..대형화 추진"

2010. 2. 4. 10:50C.E.O 경영 자료

정부 "미국식 은행규제 안된다..대형화 추진"
[연합뉴스 2010.02.03 10:00]
 
곽승준 "우리는 규제완화로 중학생 수준 올라가려는 상황"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정부는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의 강력한 금융
규제 움직임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국내 금융산업의 규제 완화와 투자은행(IB) 업무
확대, 대형화 정책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곽승준 위원장은 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위
기 이후 한국 금융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미래 비전' 국제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통해
"진입 규제와 같은 사전적 규제나 영업행위에 대한 규제를 외국과 같이 일률적으로
강화할 경우 우리 금융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곽 위원장은 "우리의 경우 그동안 금융 규제가 강해 초등학생 수준의 자율만 허
용됐던 상황에서 일부 규제 완화를 통해 중학생 수준으로 올라가려는 상황"이라며 "
최근 국제적 논의를 그대로 적용해 금융 규제를 강화하면 우리의 금융 자율화 정도
를 다시 초등학생 수준으로 되돌리는 잘못을 범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생이 MT 가서 대형 사고를 쳤기 때문에 규제를 강화해 대학생 수준의
자율에서 고등학생 수준의 자율을 허용하려는 선진국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곽 위원장은 "최근 기업 투자가 부진해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과 일자리 창출
능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투자에 따른 리스크(위험)가 높고 그 리스
크가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 한 이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효과적인 자금중개 기능을 통해 투자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분산할 경우
기업 투자의 확대를 유도할 수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선진국과 달리 IB 업무를 지
금보다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 금융이 처한 상황은 선진 금융시장
과는 다른 특수성이 있어 글로벌 차원의 흐름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부분이 많다"며
"`볼커 룰'로 불리는 미국의 새로운 규제 방안은 많은 시사점을 주
고 있으나 우리에게 적용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볼커 룰'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은행 규제 방안으로, 투자
은행과 상업은행을 분리하고 과도한 투자를 규제하는 것이 골자다.
진 위원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분리가 철저하고 은행에
대한 규제도 매우 강하다"며 "과도한 성장이 문제가 된 선진시장과는 달리 우리 금
융시장은 그만큼 과도하게 성장하지 못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물 지원이라는 금융 본연의 기능을 제고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성장동력
산업으로의 도약을 모색해야 한다"며 "대외적으로 금융의 국제화를 통해 위상을 제
고하고 아시아의 금융 리더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금융위 김주현 사무처장은 이날 주제 발표에서 한국 금융의 목표로 대형 금융투
자회사 육성 등 자본시장 효율화, 금융시스템 안정성 제고, 금융 인프라 선진화, 금
융산업 글로벌화를 제시했다.
kms1234@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