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금, 펀드서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

2010. 2. 6. 09:08이슈 뉴스스크랩

글로벌 자금, 펀드서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

조선일보 02/06 05:29



유럽 국가 재정위기로 글로벌 자금이 신흥시장을 이탈, 달러화 같은 안전자산으로 쏠리는 현상이 강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각국 정부가 금융위기 탈출을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한 데다 초(超)저금리 정책을 동원해 달러가 대거 풀렸다. 이후 글로벌 자금은 위험자산주식·상품 시장으로 이동, 주식과 원유 등 상품가격 급등을 주도했다. 하지만 올 들어 중국 의 긴축정책, 미국 의 재정지출 축소와 금융규제에 이어 유럽국가 재정위기까지 불거지면서 글로벌 자금 흐름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최근 2주 연속 글로벌 펀드에서 자금 이탈이 벌어졌다. 5일 현대증권(주가,차트) 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3일 기준) 동안 글로벌 펀드에서는 17억300만달러(약 2조원)가 순유출(유출액에서 유입액을 뺀 금액)됐다. 현대증권(주가,차트) 유수민 연구원은 "2주 연속 자금이 이탈한 건 작년 동유럽 국가 부도위기 이후 처음"이라며 "글로벌 자금이 이미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에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에서 15억7700만달러가 순유출됐고, 라틴아메리카에 투자하는 펀드에서도 1억76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작년 한 해 글로벌펀드로 1026억달러의 자금이 들어와 전 세계 주가 상승을 이끌었지만 최근 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인 달러로 몰리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4일(현지시각)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7개월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으며, 국제유가와 금값은 4~5% 급락했다. 투자자들의 공포심리를 나타내는 변동성(VIX)지수는 하루 만에 20% 가까이 치솟으며 글로벌 자금의 신흥시장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몰리게 되면 한국 같은 신흥시장 증시에는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5일 외국인들이 한국증시에서 3000억원 정도 주식을 순매도하는 등 외국인들은 미국 금융규제 발표 이후 아시아증시에서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NH투자증권(주가,차트) 임정석 연구원은 "달러화 강세 정도에 따라서 (글로벌 자금이) 위험자산으로부터 급격한 이탈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들이 그동안 선호했던 신흥 주식시장과 상품시장이 가장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