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386→X→N→3C…세대의 진화

2010. 2. 20. 09:13C.E.O 경영 자료

베이비부머→386→X→N→3C…세대의 진화

매일경제 | 입력 2010.02.19 17:51

 

대한민국에서 하나의 집단으로 구분될 수 있었던 최초의 세대는 현재 은퇴를 앞두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다. 베이비붐 세대는 나라마다 연령대가 조금씩 다르지만 우리나라에선 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부터 1964년까지 태어난 40대 후반~50대 중반을 지칭한다. 한국 고도성장의 주축이었던 베이비붐 세대는 맏형 격인 55년생이 은퇴할 시기가 다가오면서 여러 가지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베이비붐 세대를 나타내는 두 가지 키워드는 '건강'과 '가족'이다. 이들은 직장 은퇴를 앞두고 있지만 자녀들의 부양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노후 준비'가 가장 큰 관심사이기도 하다.

대기업에서 은퇴를 앞두고 있는 김 모씨(55)는 "대학 졸업 후 직장에 들어온 후 선배와 후배들 사이의 '낀 세대'로 살면서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앞만 보고 살아온 것 같다"고 말한다. '88둥이'의 부모이기도 한 이들은 자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하지만 그들의 자유분망함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386세대는 80년대 학번, 60년대생인 세대로 일부 베이붐 세대와 겹친다. 주로 1980년대에 학생운동을 통해 민주화운동을 경험한 특유의 역사적 경험으로 인해 진보적인 정치ㆍ사회 의식과 태도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전 세대보다 휠씬 탈권위적, 탈지역적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분배 또는 국가보안법과 같은 문제에 대해 진보적 태도를 갖고 정치단체 또는 사회단체에 가장 높게 참여하는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1990년대 초반 광고를 통해 크게 유행했던 X세대는 1971~1984년에 태어나 자기중심적이고 소비와 유행에 민감한 세대로 정의된다. 한국에서는 특히 탈냉전 민주화 이후 이념지향성이 많이 퇴색하기 시작한 세대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X세대를 통해 세대라는 용어가 비로소 대중화됐다고 판단한다.

정성호 강원대 교수 등에 따르면"X세대는 이전 세대에 비해 직장에 대한 소속감이나 충성심이 약하고, 한 직장에 오래 머물지 않는 특징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뉴밀레니엄의 도래와 함께 등장한 N세대는 1970년대 후반 이후 출생자들로 중ㆍ고등학교 시절 '삐삐'를 차고 다니며 항상적 소통에 처음으로 열렸던 세대다. 이들은 대학 시절 대거 휴대전화를 구입해 사용하기 시작했고, 모뎀으로 연결되던 PC통신에서 탈출해 본격적인 인터넷 사용 첫 세대가 됐다.

미래학자 돈 탭스콧은 이들을 N세대라 지칭하면서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난 세대로 규정했다. 이렇듯 정보의 바다에서 생활하는 N세대는 인류 최초로 지적 수준이나 정보량에서 부모 세대를 교육할 수 있는 세대가 됐다는 것이 학자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88둥이 3C세대는 넓게 보면 N세대 범주에 포함되고 이들 중 상당수는 '디지털 네이티브'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은 세계 공통적으로 전쟁 이후 나타난 베이비붐 세대나 '386세대'처럼 유럽과 미국의 68세대와 궤를 같이하는 '탈권위, 민주화 지향'의 저항 세대, 냉전 이후의 X세대와 디지털 N세대 등과 달리 다분히 한국적 특성을 가진 한국만의 세대라 할 수 있다.

[이재화 기자 / 고승연 기자 / 김헌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