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과 저에너지 기술을 강조하는 ‘녹색성장’이 대두되면서 이른바 ‘그린건설’이 건설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린건설이 대세로 자리 잡게 될 것을 간파하고 일찌감치 비전과 전략을 수립한 대형건설사들이 속속 성과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중견건설사들이 뒤쫓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녹색성장이 국가발전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플랜트와 토목, 주택분야 등에서 건설업계의 노력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LH, ‘녹색도시 건설’에 앞장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 구현을 위해 녹색경영에 전력을 쏟고 있다.
그린홈ㆍ녹색도시 조성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CDM(청정개발체제)사업을 LH의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키로 한 것이다.
LH는 오는 2018년까지 저에너지 친환경주택인 그린홈 75만가구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는 국토해양부가 진행 중인 ‘그린홈 100만가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LH는 우선 서울 강남세곡ㆍ서초우면과 경기 하남미사ㆍ고양원흥 등 4개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를 그린홈을 기반으로 한 ‘녹색도시’로 조성할 방침이다.
녹색도시란 △압축형 도시공간구조 △복합 토지 이용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체계 △신재생에너지 활용 및 물ㆍ자원 순환구조 등을 통해 환경오염과 온실가스 배출 최소화를 실현하는 도시를 말한다. 기존의 친환경 도시,생태도시(Eco-city) 등과는 차별화된 개념의 도시다.
보금자리 시범지구는 먼저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의 원인이 되고 있는 화석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태양광, 태양열, 지열 등의 환경 친화적인 신재생 에너지가 도입된다.
교통분야에서는 탄소배출량이 적거나 거의 없는 대중교통 중심으로 교통체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자전거 및 보행(인라인, 조깅)도로 위주의 건설 등 대중교통 중심의 녹색교통체계를 적극 구축할 계획이다.
열섬효과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지형(산, 구릉지)을 최대한 활용해 자연생태녹지를 보존하고 건물도 바람길 확보가 가능하도록 배치된다. 건물 옥상을 자연녹지로 꾸며 도심의 열섬효과와 냉ㆍ난방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기법도 도입된다.
황종철 LH 미래전략처장은 “현재 추진 중인 녹색도시 건설을 통해 향후 환경, 경제, 복지의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축적된 신재생에너지 기술과 선진국의 다양한 녹색기술을 그린도시에 활용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적극적으로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림산업, 냉난방 에너지 소비 ‘0’ 주택 도전
‘3ℓ의 연료.’ 대림산업이 주택 에너지 절감을 위해 내건 슬로건이다.
1㎡당 기존 아파트의 20~30% 수준에 불과한 3ℓ의 연료로 1년 동안 냉ㆍ난방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위해 대림산업은 2005년 12월 용인 기술연구소에 ‘3ℓ 하우스’를 만들고 에너지 절감을 위한 신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실내의 에너지 유출을 최대한 막기 위한 소재의 연구다.
대림산업은 건축물의 보온ㆍ보냉성을 현재보다 7배 향상시키고 냉ㆍ난방을 위한 에너지 소비는 7분의 1 수준으로 낮춘다는 목표로 슈퍼 창호와 단열재 등을 연구 중이다.
특히 단열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인 유리창을 보완하기 위해 ‘진공복층유리 시스템’을 특허 개발했다. 두 장의 유리로 이뤄진 창문 사이에 진공층을 만들어 열이 안팎으로 빠져 나가지 않도록 했다.
대림산업은 에코 3리터 하우스 기술을 완벽하게 적용해 냉난방 에너지 소비량 제로를 달성하는 것은 물론, 각 사업지에서 자체 생산한 전기를 한국전력에 되판다는 원대한 꿈을 키우고 있다.
이용구 대림산업 회장은 지난해 창립 70주년을 맞아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변화는 이제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필수적으로 극복해야 하는 새로운 도전이자 또 다른 기회”라며 “녹색경영을 바탕으로 대림산업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저탄소 녹색 기업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GS건설, ‘그린 스마트자이’ 개발에 집중
“그린 테크놀로지가 GS건설의 미래 핵심 성장동력입니다.”
허명수 GS건설 대표가 미래형 친환경 주택모델인 ‘그린 스마트 자이(Xi)’ 개발에 나서면서 한 말이다.
GS건설은 지난해 말 서울 마포구 서교동 자이갤러리 내에 ‘그린 스마트자이’ 홍보관을 개관하고 최첨단 그린기술 개발의 첫 단계로 에너지를 절감하는 친환경 미래주택 건설에 본격 착수했다.
‘그린 스마트자이’는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기술이 적용된 에너지 절감형 미래주택이다. 태양에너지, 바람 등 탄소 발생 없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기존 전기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친환경 주택을 뜻한다.
이 기술이 본격 상용화되면 넓게는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온난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살리고 좁게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절감으로 전기료를 절약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GS건설은 이와 함께 에너지 투입이 전혀 필요 없는 제로에너지 주택을 개발한다는 목표로, 현재 용인에 위치한 기술연구소에서 미래 에너지 절감형 친환경 주거단지 쓰리제로하우스(3-Zero House) 개발을 한창 진행 중이다. 쓰리제로하우스란 에너지 제로, 실내 유해물질 제로, 소음 제로를 실현한 주택이다.
이곳에서는 태양광을 통한 가구의 전력공급 및 차양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태양광 차양시스템과 에너지 절약형 아이템인 특수 창호, 실내 냉난방비 절감에 큰 효과를 가져올 단열시스템 등 다양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기술들은 모두 실제 입주민들에게 실생활이나 경제적인 측면에서 혜택을 주는 것들로 앞으로 신규 단지 적용을 위한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대우건설, ‘제로 에너지 하우스’ 건설 올인
대우건설은 아파트 단지에서 사용하는 전력ㆍ난방 등 에너지를 단지내부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제로 에너지 하우스’ 건설에 매진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에너지 절감률 100%를 달성해 전기료나 냉ㆍ난방비를 내지 않아도 되는 아파트를 짓겠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말 에너지 사용량이 거의 없는 제로 에너지 하우스 구현을 위해 친환경ㆍ신재생 에너지 주거상품으로 구성된 ‘그린 프리미엄’ 전략을 발표했다.
그린 프리미엄은 태양광, 바이오가스 등 친환경ㆍ신재생 에너지를 주거상품에 도입해 전기료, 냉ㆍ난방비 등 유지관리비 절감을 달성하겠다는 대우건설 푸르지오의 상품전략이다.
현재 대우건설 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연구ㆍ개발이 완료되거나 진행 중인 그린 프리미엄 주거 상품은 총 48가지. 이 중 ‘태양광 블라인드 창호’, ‘바이오가스 발전시스템’ 등은 실제 현장에 적용되거나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대우건설은 외부 난간에 부착돼 있는 태양열 집열기를 이용해 온수를 만드는 ‘난간대 일체형 태양열 급탕시스템’, 쏠라셀 시트를 창호 유리에 부착해 전력을 생산하는 ‘창문형 태양광 발전시스템’, 3.8ℓ의 물만으로도 완벽한 수세가 가능한 ‘초절수 양변기’ 등의 그린 프리미엄 상품을 준비 중이다.
대우건설은 이 같은 ‘그린 프리미엄’을 실제 상품으로 구현함으로써 2011년 50%, 2014년 70%, 2020년에는 에너지 절감률 100%의 제로 에너지 하우스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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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정(기자) isun1229@as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