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30억 건물 어디 없나요

2010. 3. 1. 09:43부동산 정보 자료실

10억~30억 건물 어디 없나요
[매일경제] 2010년 02월 28일(일) 오후 04:57   가| 이메일| 프린트


"10억원에서 30억원 사이 좋은 빌딩 없나요?"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중소형 건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10억원에서 30억원대 물건에 투자자 이목이 집중됐다.

시중은행 PB센터에서도 최근 투자 문의 중 상당수가 중소형 건물과 관련한 것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문의가 거의 없었지만 올해 들어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부쩍 늘었다. 전통적 선호 지역인 역삼동 논현동 등 서울 강남권을 벗어나 강서ㆍ강북 등으로 투자지역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작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상업용 부동산 투자 문의가 별로 없었는데 최근 많이 늘었다"며 "강남 외에도 중구 필동과 을지로 등 강북 지역에 관심을 보이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빌딩 중개업체에도 중소형 건물 투자 문의가 뚜렷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포커스애셋에 따르면 10억~30억원대 물건에 대한 투자 문의는 올해 초까지 주당 4~5건에 그쳤으나 이달 들어 10건 이상으로 2배 이상 늘었고 계약 성사건수도 60%가량 증가했다.

중소형 건물에 대한 투자 관심이 높아진 데는 △최근 은퇴자 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고 △주택에 비해 정부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점 등이 거론된다.

우선 직장 퇴직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국세청이 최근 공개한 '퇴직소득 원천징수 신고현황'에 따르면 2008년 내국인 퇴직자는 256만5595명으로 전년 대비 3.5% 늘었다. 특히 우리나라 베이비부머 세대(1954~1963년생)가 평균 정년인 만 55세를 맞는 시기가 지난해부터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향후 수년간 퇴직자 수는 기하급수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퇴직자들은 직장을 다닐 때처럼 정기적으로 급여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시세차를 통해 이익 실현을 하는 주택보다는 매달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을 선호하는 편이다.

주택에 비해 정부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이유다.

최근 주택시장 침체는 불경기에다 정부 규제가 맞물린 결과다. 다주택자는 1주택자에 비해 세금 부담이 크고 고가 아파트에 대해서는 자금출처 조사 등 이중, 삼중 규제책이 투자자들을 억누르고 있다.

하지만 빌딩 등 상가용 부동산은 두 채 이상 소유하더라도 중과세를 물지 않고 자금출처 조사 역시 매우 특별한 때로 한정되는 등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이에 따라 기존 다주택자들이 보유 주택을 팔고 빌딩으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에 재개발에 따른 토지 보상금을 받은 이들이 합세하면서 중소형 건물 인기가 높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민수 포커스애셋 대표는 "최근 강남 고가 아파트 보유자 중 아파트를 처분하고 빌딩을 구입하겠다는 이들이 많다"며 "최근 시장 침체로 주택 거래가 안 되다 보니 정기적인 수입이 나오는 상업용 부동산 쪽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