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2. 10:01ㆍ이슈 뉴스스크랩
국민연금 가입 48%뿐… 가난한 베이비붐(1955~1963년 출생자) 세대
내년부터 본격 은퇴 시작 부모 부양·자식 양육으로
모아놓은 재산도 적어 불안한 노후 걱정에 한숨
부산 수영구에 사는 김규식(55)씨는 지금 실업 상태다. 얼마 안되는 저축으로 부인과 함께 생계를 잇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6개월 동안은 희망근로 사업에 따라 강변 산책로를 순찰하며 월 93만원은 벌었다. 하지만 이젠 고정수입이 끊어져 벌어 놓았던 것을 까먹고 있다.
김씨는 만 30년간 근무했던 직장을 2년 전 명예퇴직 형태로 나왔다. 퇴직금으로 2억원을 받았지만 불황에 섣불리 창업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김씨에겐 아직 결혼 안 한 자녀도 두 명 있다. 김씨는 직장에 다니는 동안 집 장만하고 자식 교육시키느라 노후 준비는 엄두도 못 냈다. 김씨는 "나는 앞으로 20~30년은 퇴직금과 국민연금만 바라보고 살아야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1954년생인 김씨는 베이비붐 직전 세대다. 베이비붐 세대는 한국전쟁 이후인 1955년부터 가족계획사업을 시작한 1963년 사이 태어난 세대로, 1955년생이 내년에 55세를 맞아 본격적인 은퇴를 시작한다. 이들 세대 중 상당수는 김씨처럼 경제적 준비 없이 갑작스럽게 은퇴하는 상황에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5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 2명 중 1명은 국민연금 혜택도 입을 수 없는 상황이다. 베이비붐 세대에 해당하는 46~54세 인구 가운데 국민연금 가입자는 351만9107명으로, 전체 대상자의 47.7% (소득이 없는 납부예외자 등을 포함할 경우 61.8%)에 그치고 있다. 4~5% 정도는 공무원·사학·군인연금 등에 가입했고 주부 등도 포함시킨 수치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베이비붐 세대의 절반 가까이는 국민연금도 없는 노후를 맞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베이비붐 세대가 따로 모아놓은 재산이 많은 것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베이비붐 세대는 노후 대비용으로 모아놓은 자산이 적어 상당수는 은퇴하면 바로 취약계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통계청의 '가구주 연령계층별 자산현황' 자료를 보면 2006년 현재 베이비붐 세대를 포함하는 40~49세 연령층의 순자산은 3억260만원에 불과하다.
이 중 부동산이 2억2600만원이지만 자기 집 한 채 달랑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저축·펀드·보험 같은 금융자산은 6744만원밖에 없다. 반면 부채는 4943만원으로, 은퇴 후 퇴직금으로 6748만원을 받아도 부채를 갚고 남은 금융자산은 8549만원에 불과하다.
은퇴 후 생활자금이 얼마나 필요한지는 추정 기관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난다. 하지만 아무리 적게 잡아도 현재 30~50대가 큰 불편 없이 노후생활을 보내려면 은퇴 시점에 4억~5억원은 필요하다고 LG경제연구소는 밝혔다(2006년 리포트).
베이비붐 세대는 직장 구조조정의 최우선 대상에 오르는 나이이기도 하다. 보건사회연구원 윤석명 사회보험연구실장은 "지금 베이비붐 세대는 '사오정'이라는 말이 있듯이 45세 전후로 직장에서 퇴직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 중에는 경쟁에서 살아남은 사람들도 있지만 자영업에 진출해 퇴직금까지 날려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베이비붐 세대는 전 인구의 14.6%인 712만명으로, 이 중 55세 정년을 맞아 내년부터 2018년까지 은퇴하는 사람은 전체 임금 근로자의 19%인 311만명에 달할 것으로 복지부는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베이비붐 세대가 부모 부양과 자녀 양육이라는 이중(二重) 부담으로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은퇴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한경혜 교수(가족학)는 "베이비붐 세대는 노후라는 것을 막연한 먼 일로 생각했고, 라이프 사이클로도 아직 가족들을 위해 돈을 써야 하는 상황이라 미리 노후를 준비할 여력이 없었다"며 "그런데 노동시장 변화로 생각보다 일찍 갑작스럽게 은퇴가 찾아온 것이 베이비붐 세대가 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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