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숙촌이 사라졌다"...대학생들마저 주거난 심화

2010. 3. 3. 09:28이슈 뉴스스크랩

"하숙촌이 사라졌다"...대학생들마저 주거난 심화

아시아경제 | 조민서 | 입력 2010.03.02 10:10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이제 하숙집은 청춘시트콤에서나 볼 수 있는 추억의 공간이 됐다. 대학가의 하숙촌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최근 뉴타운 개발 바람은 하숙촌마저 밀어냈다. 따라서 개학철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이 하숙집 대신 원룸을 찾는 모습은 대학가의 일반적인 풍속도다. 이에 요즘 대학가마다 값싼 원룸 찾기 전쟁이다.

아예 대학가 인근이 뉴타운,재개발·재건축 지구로 지정되면서 하숙촌은 더욱 좁아지고 있다. 실제로 고려대 앞 안암동·제기동 일대의 하숙촌은 도시정비 및 뉴타운 개발로 사라졌다. 일부 하숙집이 즐비하던 자리는 원룸주택 단지로 탈바꿈했다. 하숙촌이라는 용어는 옛말이다.

중앙대 인근 흑석동과 경희대 한국외국어대 등이 있는 이문동·휘경동 등의 대학주변가는 뉴타운 개발 지역에 포함되면서 인근의 하숙집들이 철거됐거나 철거될 예정이다. 한성대 근처의 하숙촌 역시 대규모 아파트단지 공사 추진으로 하숙집들이 일제히 밀려난 상황이다.

대학 3학년 조아라(23세·한성대 재학중)양은 "지난 해 삼선동 아파트단지 공사로 근처 하숙촌이 다 쫓겨났다"며 "주변에 원룸을 찾고 있지만 마땅한 물건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나마 살아남은 경우는 10여개의 방 이상을 보유한 대형 하숙집들뿐이다. 따라서 대학생의 주거난은 간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개별 하숙집들도 아예 젊은 층의 입맛에 맞게 원룸을 리모델링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대학 4학년생인 최모(26세·고려대 재학중)군은 "군대 갔다와 보니 하숙집이 다 사라졌다"며 "요즘 학생들은 원룸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집주인과 한 건물에 거주해 생기는 사생활 제약도 기피 원인이다. 제 때 밥을 챙겨먹지 않은 학생들은 방값에 포함된 밥값이 아까워 원룸으로 바꾸기도 한다. 성신여대 인근 A부동산의 김미화 중개사는 "하숙집이 거의 사라져서 10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며 "나머지는 대부분 신축하거나 하숙집을 개조한 원룸"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하숙촌이 사라지면서 자금상황이 넉넉지 못한 학생들이 거주할만한 공간이 부족하게 된 것이다. 원룸의 경우 크기와 옵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강북지역에서 33㎡(기존 10평)이내의 원룸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45만~50만원 정도 한다. 전세는 6000만~7000만원을 호가한다. 그나마 최근 들어 대학가마다 월세가 평균 5만원 가량 일제히 올랐다. 매물도 크게 부족한 편이다.

안암동에서 10년 이상 하숙집을 운영하는 윤명순(54세)씨는 "기숙사 당첨 발표 이후에 집을 못 구한 학생들 전화가 빗발쳐 아예 전화기를 꺼둔 상황"이며 "우리 집은 침대 같은 옵션도 있고 인터넷 연결도 지원해주고 있어 인기가 좋은 편"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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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