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노래방, PC방 화재보험 의무화

내년 노래방, PC방 화재보험 의무화

연합뉴스 | 입력 2010.03.09 06:08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내년부터 노래방과 PC방, 음식점, 술집 등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시설 중 상당수는 화재보험에 의무 가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위원회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화재보험과 신체배상책임보험에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대상을 늘리는 내용의 '화재로 인한 재해 보상과 보험 가입에 관한 법률(화보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했으며 현재 금융위가 시행령 개정 등 후속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입 기준 등을 정해 시행령에 반영할 것"이라며 "업종별로 화재 위험이 다르므로 기준 면적도 다르게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화보법 개정에 따라 다중이용업소 5만4천52곳이 화재보험에 추가로 가입해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건물 연면적 600㎡ 이상을 기준으로 추산한 것이다.

지금은 노래방, PC방 등은 아예 의무 가입 대상이 아니고, 음식점이나 주점도 작년 기준 전국에 60개만 해당되며, 그 밖에 병원과 11층 이상 건물, 숙박시설, 공연장, 학교, 공장, 대규모 점포, 아파트 등 2만7천3개만 화재보험 가입이 의무화돼 있다.

이와 함께 이번 법 개정으로 여객자동차터미널, 철도역사, 공항, 항만시설 등 운수시설 736개와 지자체 소유 공유건물 2천965곳도 보험 가입이 의무화될 것으로 보인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내년부터 1천억원 이상 신규시장이 생기면서 시장 규모가 두 배로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은 다중이용시설이 화재보험에 가입된 경우가 그다지 많지 않다.

손보협회가 작년 11월에 소상공인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데 따르면 음식점과 주점, PC방 등 오락장 운영 업종의 화재보험 가입률은 56.3%, 55.6%이고 판매점.화장품.약국 등 소매업은 42.0%, 이.미용업은 36.3%에 그쳤다.

이번 화보법 개정은 지난해 부산 사격장 화재 사고가 계기가 됐다. 일본인 관광객을 포함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사격장 건물이 대인배상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피해자들이 보상받을 길이 막막했기 때문이다.

이후 규모가 작아도 이용자가 많아서 화재시 인명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되는 업소는 반드시 보험에 가입하게 하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사고 때마다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개입해서 국민 세금으로 보상해주는 후진적 보상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