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후 제2의 삶…이런곳에서 살고싶다

2010. 3. 17. 09:35건축 정보 자료실

은퇴후 제2의 삶…이런곳에서 살고싶다

매일경제 03/12 08:30



30년 넘게 금융권에 종사하다 다음달 은퇴를 앞두고 있는 60대 초반 K씨. 1951년생으로 베이비부머 세대의 초입격에 해당하는 K씨는 업무 실력을 인정받아 정년을 꽉 채운 시점까지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다. K씨가 갖고 있는 자산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150㎡ 규모 10억원대 후반 아파트 한 채와 약간의 현금, 주식 등이다. 두 딸이 출가해 아내와 단둘이 살고 있는 K씨는 지금 살고 있는 집이 너무 큰 데다 시내 복판에 있어 좀 더 한적한 곳으로 이사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1954~1963년생)가 평균 정년인 만 55세를 맞는 시기가 도래하면서 다니던 직장에서 은퇴하는 퇴직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은퇴자 대다수의 고민 중 하나는 현재 살고 있는 집을 처분하고 제2의 삶을 위한 거주지로 어디를 택하느냐다. 자신과 가족을 위해 숨가쁘게 직장생활에 매달리다 보니 뒤돌아볼 틈이 없었던 터라 은퇴 후 조용하고 한적한 삶을 원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은퇴자의 경우 직장을 다니던 때와 달리 고정급여가 들어오지 않으므로 노후자금도 생각해야 한다. 이에 따라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고가 대형아파트보다 저렴하고 노후를 보내기에도 알맞은 환경을 갖춘 아파트,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 수도권 아파트 선호도 높아

= 최근 은퇴자들 가운데 전원주택보다는 수도권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인근에 병원과 공원 등이 소재한 단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원ㆍ병원ㆍ교통 등 삼박자를 고루 갖춘 아파트 단지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박합수ㆍ이남수 팀장과 닥터아파트와 스피드뱅크 도움을 받아 은퇴자들이 선호할 만한 아파트 단지를 골라봤다.

△용인 성복동 LG(주가,차트)빌리지=용인은 서울 접근성이 좋고 녹지도 많아 은퇴자들 관심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 중 하나다.

성복동 LG(주가,차트)빌리지 3차는 19~20층 15개동 총 1234가구 단지다. 171~304㎡ 대형 평형으로 구성됐다. 2002년 8월 입주했다.

주변에 녹지가 많아 쾌적한 환경이 특징. 분당차병원과 중앙공원을 차로 1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분당선 오리역도 가깝다. 이마트ㆍ롯데마트(수지점) 등 편의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

△용인 신봉동 신봉자이 1차=13~20층 24개동 총 1990가구로 이뤄졌다. 110~166㎡로 구성됐다. 2004년 1월 입주했다.

분당차병원과 중앙공원이 차로 10분 전후 거리다. 수지 상권을 이용할 수 있다.

△용인 죽전동 죽전현대홈타운 3차 1단지=109.09㎡ 단일형으로 총 1998가구로 구성됐다. 입주시기는 2004년 6월께. 주변에 탄천과 석촌공원, 대지산 등이 들어서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을 이용하면 된다.

△서울 신천동 파크리오=52~174㎡ 66개동 6864가구 대단지다. 지난 2008년 8월 입주가 시작됐다. 올림픽공원과 한강공원을 이용할 수 있고 서울 아산병원이 차로 5분 거리다. 2호선 성내역, 8호선 몽촌토성역ㆍ잠실역이 도보로 5분 전후면 도달할 수 있다.

△분당 서현동 시범한양=30층 32개동 39~261㎡ 2419가구로 이뤄진 단지다. 1991년 9월 입주를 시작했다.

분당선 서현역을 걸어서 5분이면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다. AK플라지(분당점), 롯데마트(서현점)를 비롯해 서현역 주변의 각종 편의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 분당재생병원이 인접했다. 단지 남측으로는 중앙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분당 분당동 한신빌라=79~101㎡ 264가구 단지로 1995년 12월 입주를 시작했다. 분당선 서현역까지 도보로 15분 거리다. 분당서울대병원과 메디피아병원, 21세기병원 등 대형 병원에 모두 도달하기 쉽다. 분당을 대표하는 율동공원과 중앙공원의 중간 정도 지점에 위치했다.

△구리 인창동 현대홈타운=25층 7개동 109~158㎡ 598가구로 구성됐고 2002년 6월 입주했다. 단지 앞에 인창공원이 있어 산책, 운동하기 편하다. GS(주가,차트)스퀘어 구리점과 롯데마트 구리점, 구리 농수산물시장 등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한양대학병원도 인접했다. 지하철 중앙선 구리역이 도보로 10~15분 거리다.

△안산 고잔동 고잔 3차 푸르지오=24층 16개동 89~155㎡ 1134가구로 구성됐다. 안산선 중앙역을 걸어서 3분이면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아파트다. 롯데마트 안산점과 홈플러스 안산점이 가깝고 안산중앙공원을 비롯해 안산호수공원 등 주변에 녹지공간도 풍부하다. 고대의료원이 인근에 위치해 있다.

△일산 주엽동 문촌신안=20층 11개동 125~208㎡ 504가구로 1994년 10월 입주했다. 일산선 주엽역을 걸어서 4분이면 이용 가능하다. 편의시설로는 킨텍스, 그랜드백화점(주가,차트)(일산점), 하나로클럽(고양점) 등이 있다. 단지 앞으로 일산호수공원이 있고 인제대병원과 일산병원이 인근에 있어 의료시설 이용이 편리하다.

△일산 장항동 호수현대=79~85㎡ 1144가구 단지로 지난 94년 10월 입주를 시작했다. 일산호수공원이 가까이 있고 일산병원도 가깝다. 지하철 3호선 마두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평촌 평안동 향촌롯데=18층 8개동 76~109㎡ 530가구로 1993년 3월 입주했다. 안산선 범계역이 도보로 10분 거리다.

뉴코아아울렛(평촌점)과 롯데마트(의왕점),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 등 주변에 편의시설이 많다. 한림대학교 병원과 평촌중앙공원이 인접했다.

△남양주 와부 건영리버파크=112~161㎡ 중대형 단지로 총 652가구 단지다. 입주는 2002년 5월. 한강조망이 가능하고 중앙선 덕소역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한양대 구리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

△하남 풍산(주가,차트)동 삼부르네상스=125.62㎡ 단일평형 471가구 단지로 2008년 4월 입주했다. 미사리조정경기장과 덕풍천이 인접해 있어 주변 경관이 아름답다. 5호선 상일역까지 차량으로 10분 거리로 도보로 이용하기에는 멀다는 단점이 있다.

◆ 한적한 삶을 원한다면 전원주택이 해답

= 수도권 아파트단지가 주거 편의성이 돋보인다면 전원주택은 좀 더 쾌적하고 한적한 삶을 동경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직장 재직 중에는 직주근접성 때문에 성냥갑 같은 아파트촌에 살 수밖에 없지만 은퇴 후에는 출퇴근 시간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전원주택에서의 생활도 가능해진다.

현재 수도권에서 전원주택지로 인기있는 지역은 용인시(수지, 모현 일대)나 광주시(오포읍, 퇴촌면, 초월읍 일대)다.

자연과 벗삼는 한가로운 생활을 즐기면서도 차로 1시간이면 서울 강남에 도착하기 때문에 은퇴 후 지인들과 교류를 지속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용인시나 광주시 야산에는 골짜기마다 30가구 정도의 전원주택단지가 형성돼 있고 시세는 5억~8억원(대지 660㎡ㆍ건축면적 180㎡ 기준) 정도다.

도시와 절연된 삶을 즐기려는 이들은 이천시나 여주시, 용인시(양지면, 이동면)에 보금자리를 튼다. 이곳은 서울에서 2시간 정도 거리로 먼 대신 가격은 좀 더 싼 편이다.

그러나 자신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딱 맞는 집에서 살고 싶어하기 때문에 토지를 매입해 직접 집을 짓는 경우도 많다.

광주시 베르빌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전원주택지로 인기가 많은 용인시나 광주시는 토지를 3.3㎡당 200만원대에 매입한 후 토목공사를 거치면 주택을 지을 수 있다"며 "토목공사가 완료된 땅은 3.3㎡당 300만원까지 가기도 하며 서울에서 좀 떨어진 여주, 이천 일대는 150만원대에 토지를 매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명진ㆍ
■ 거주지 고를때 따져야 할 것들
은퇴 후 거주지를 고를 때는 사실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야 한다. 한적한 시골에서 전원주택을 짓고 사는 것이 훨씬 여유로워 보이기는 하지만 도시에 비해 쇼핑 병원 등 생활편의 인프라스트럭처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반면 아파트 단지를 선택하면 생활에 불편함은 없지만 아무래도 전원주택에 비하면 쾌적함 측면에서 떨어질 수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한적한 삶을 동경해 무턱대고 지방으로 내려갔다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사례가 생각보다 많다"며 "은퇴 후 주거지를 결정하기 전에 평소 생활습관이나 건강 상태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은퇴 후 거주하기 좋은 곳' 요건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공원 등이 인접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춘 곳이어야 한다. 그리고 은퇴자 연령층이 아무리 낮아도 50대 후반이므로 수시로 건강검진을 하고 응급 상황 발생 시 이용할 수 있는 병원이 주변에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은퇴 후 모임 등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교통여건이 좋아야 한다.

이남수 신한(주가,차트)은행 부동산팀장은 "고령 은퇴자들이 걱정하는 주요 질환 중 하나는 뇌경색과 심장질환 등 혈관병"이라며 "이들 질환은 응급 상황 발생 시 30분 전후로 치료가 이뤄져야 하므로 주거지 역시 종합병원과 가까운 곳이 좋다"고 조언했다.

전원주택은 정보도 적을뿐더러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므로 좀 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흔히 뒤쪽에 산이 있고 앞에는 물이 있는 '배산임수형' 입지에 집을 지어야 한다는 사람이 많지만 뒷산 경사가 심하면 자연재해 위험이 있고 울창한 숲과 지나치게 가까우면 여름철에 벌레 때문에 고생할 수도 있다. 개울이 가까이 있으면 집에 습기가 자주 차는 것은 각오해야 한다.

[김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