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었던` 고용시장, 슬슬 풀리나

2010. 3. 17. 21:42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꽁꽁 얼었던` 고용시장, 슬슬 풀리나
[이데일리] 2010년 03월 17일(수) 오후 05:25   가| 이메일| 프린트
- (상보)취업자수 12.5만명 증가..리먼사태 이후 최대
- 정부 "3~4월 30만명 증가 예상"..청년실업은 고민거리

[이데일리 이학선 기자] 취업자수가 1년 6개월만에 가장 큰 폭 증가하는 등 고용시장이 서서히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큰 폭으로 상승했던 실업률도 한풀 꺾였다. 경기선행지수 둔화 등 경기회복 지연 우려가 있지만, 전문가들은 고용시장이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취업자수, 리먼사태 이전 회복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중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수는 2286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만5000명 늘었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전인 지난 2008년 8월(15만9000명)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고용률과 실업률 지표도 우려만큼 나쁘지 않았다. 통상 1~2월은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더불어 졸업과 취업시즌이 겹치면서 고용지표가 좋지 않게 나온다. 구직활동인구는 많은데 일자리는 그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고용률이 하락하고, 실업률이 높아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계절적 요인을 제외한 고용률과 실업률은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계절조정 고용률은 전월대비 0.1%포인트 상승했고, 실업률은 0.4%포인트 하락했다.

은순현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공공근로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경기회복 조짐이 일부 나타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산업별 취업자수 동향을 보면 계절적 영향을 많이 받는 농림어업 부문의 취업자는 14만3000명 감소했지만, 보건 및 사회복지, 운수업, 제조업 등 비농림어업 분야 취업자수는 26만8000명 늘어 고용회복 기대를 높였다.

특히 제조업부문 취업자수는 시계열이 확보된 지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2개월 연속 증가해 고용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낳고 있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제조업 부문의 고용회복세에 주목하면서 "전체적으로 볼 때 3~4월엔 취업자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만명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고민스런 청년실업
지난달 고용동향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청년실업률이다.

15~29세 청년실업률은 10.0%로 10년만에 최대였다. 기업들이 신입채용을 크게 늘리지 않는 가운데 졸업과 취업을 맞아 청년층의 구직활동이 몰리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청년층 가운데는 당장의 구직을 포기하고 학원수강 등으로 눈을 돌린 인원도 적지 않았다. 지난달 취업준비자는 63만6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6만8000명 증가했다.

고용동향이 후행지표라는 점을 고려할 때 본격적인 경기회복으로 기업들이 채용문을 활짝 열기전까지는 청년실업 문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더 나빠지진 않을 듯"

고용시장에 조금씩 온기가 돌고 있지만, 당장 큰 폭의 고용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송재혁 SK증권 이코노미스트 "작년말도 그렇고 올해도 그렇고 고용지표가 확연히 좋아지길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다만 비농업 취업자수가 늘고 있고 졸업과 취업시즌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크게 상승하지 않았던 점을 볼 때 고용시장이 추세적으로 악화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송 이코노미스트는 또 "1월 실업률은 갑자기 상승한 측면이 있지만 공공부문 일자리가 풀리면 고용시장도 차츰 개선될 수 있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나쁘지는 않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