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같은 글로벌기업 나오려면

2010. 3. 19. 08:50C.E.O 경영 자료

‘구글’ 같은 글로벌기업 나오려면

 

지식경제부가 18일 중견기업 기술경쟁력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세계적 전문 중견기업 육성전략’을 내놨다. 고급 인력과 자본이 대기업에 집중된 기존의 산업구조를 바꿔 국제 경쟁력을 갖춘 중견기업을 육성하려는 의도다. 산업의 허리에 해당하는 중견기업의 비중이 1%에 불과한 호리병 형태의 현재 산업구조로는 좋은 일자리 창출과 신성장동력 확충이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 경제에서 중견기업은 사각지대와 다름없다. 중 견기업은 더 이상 중소기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각종 세제 혜택과 정부 지원이 사실상 전무하다. 심한 규제로 손발이 묶인 상태에서 글로벌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 떨어지고 일자리 창출이 안 되는 건 당연하다.

미국의 구글은 1998년 직원 3명으로 시작해 10년 만에 종업원 3만명에 매출 200억달러가 넘는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다. 신생기업이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대기업일지라도 경쟁력이 떨어지면 퇴출되는 시장원리가 제대로 작동된 결과다.

반면 국내기업 중 과거 20년 동안 창업해 매출 1조원이 넘은 사례는 웅진코웨이와 NHN 2개사뿐이다. 외환위기 후 중소기업은 285만개사에서 297만개사로 늘었지만 중견기업은 2308개사에서 2275개사로 줄었다는 통계도 있다. 산업의 허리가 이렇게 약화된다면 건강한 경제는 기대할 수 없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보다 많은 중견기업을 키우려면 먼저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 세계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도록 중견기업은 상호출자전환 집단에서 제외하는 게 마땅하다. 중소기업을 졸업해도 연구개발(R&D)에 대한 세액 공제와 중소기업에 준하는 세제 혜택을 줘야 한다.

그래서 글로벌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개발과 성장동력 확충을 도와야 한다. 당장의 세수 감소가 우려되지만 긴 안목으로 보면 별 문제가 아니다. 실업률이 5%에, 청년백수가 10%에 이르고 다른 한편으론 1만명의 박사가 배출되는 고용구조의 정상화를 위해서도 중견기업 육성은 시급하다. 정부와 정치권은 중견기업 육성전략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법적·제도적 근거를 서둘러 마련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