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21. 19:36ㆍC.E.O 경영 자료
중견·중소기업 ‘얼굴없는 사외이사’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활동이 미미한 중견·중소기업 사외이사들의 교체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대기업은 ‘거수기’ 역할 논란에도 불구하고 윤리경영과 책임경영 강화 추세에 따라 사외이사들의 이사회 참석률이 상당히 높지만 중견·중소기업은 느슨한 책임의식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란 식의 경영진의 안일한 인식 때문에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보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특히 이사회 자리만 차지하고 1년 내내 나타나지 않은 채 거액의 임원 보수만 챙긴 사외이사들이 주총에서 재선임되는 사례도 여전하다.
21일 중기업계 등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이하 주성), 기륭전자, 동원수산, 현대금속, 미주소재 등은 지난해 이사회에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은 임기만료 사외이사들을 재선임하는 안을 올해 주총 안건에 올렸다. 이 중 지난 19일 주총을 연 주성과 동원수산, 미주소재는 관련 사외이사들의 재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주성의 한 사외이사는 지난 2007년 3월 선임될 당시 개최된 이사회에 한 번 참석한 후 최근까지 이사회에 참석한 적이 없지만 3년간 받아간 보수는 7200만원에 이른다. 현대금속의 사외이사 석모씨 역시 3년 내내 이사회에 얼굴 한 번 보이지 않았지만 이번 주총에서 재선임되는 등 유명무실한 사외이사들이 다시 자리를 꿰차고 있다.
보수만 받아 챙기는 외국인 사외이사도 적지 않다.
지난,2005년부터 국내 체류 중인 한국토요타통상의 사이토 토시하루 대표이사는 2008년 3월 KPX화인케미칼과 KPX케미칼의 사외이사를 맡았지만 선임된 후 2년간 이사회에 나오지 않았다. 양사로부터 받은 연간 보수는 각각 3300만원, 3060만원으로 2년간 1억2000만원 이상을 받아 갔다. 사이토는 지난 18일 일신상의 사유로 두 회사의 사외이사직을 중도 사임했다.
지난해 이사회 참석률 ‘제로’인 세방전지의 나가가와 야스오 사외이사도 연간 9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주요 경영의사를 결정하는 이사회에서 대주주 전횡 방지라는 사외이사 본연의 역할은 ‘거수기’ 논란과 함께 희석된 지 오래고 이제는 아예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 사외이사들이 속속 재선임되면서 최고경영자(CEO)의 투명경영 의지에 흠집을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나태한 사외이사들에게 ‘메스’를 들이댄 기업도 있다.
휴스틸은 임기 1년간 이사회 참석률 ‘제로’인 사외이사 2명을 오는 26일 주총에서 해임하고 신안그룹 출신의 박병용·오국필씨를 신규 선임할 예정이며 대영포장 또한 사외이사 2명 중 지난해 이사회에 나타나지 않은 1명을 지난 12일 열린 주총에서 해임했다.
세방전지는 지난달 24일 열린 주총에서 임기 만료된 나가가와 야스오를 해임하고 오노카츠 유키 리튬이온 에너지 재팬 사장을 신규 선임했다. 하지만 또다시 해외거주 중인 일본인을 선임, 앞으로 개최되는 이사회에 과연 제대로 참석할지는 미지수다.
/winwin@fnnews.com오승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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