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악화 이어져 경제성장률 더 낮춰
“가계 지출부담 줄이고 일자리 창출 나서야”
경제성장의 원천이 되는 저축과 투자가 지난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성장잠재력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09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총저축률은 30.0%로 전년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28.9%를 기록했던 198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내 총투자율 역시 5.2%포인트 떨어진 25.8%를 기록해 98년(25.2%) 이후 최저치였다.
저축률과 투자율의 하락은 비단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와 소득수준은 확대를 거듭했지만 저축률과 투자율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총저축률은 1988년 40.4%를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2006년 이후 30% 안팎에 머물고 있다. 국내 총투자율도 1990년대 중반 40%대에 근접했지만 이후 설비투자 부진으로 2006년 이후에는 20%대 후반에서 헤매고 있다.
특히 가계저축이 감소하면서 ‘기업 투자여력 감소→경기부진→개인소득 감소→소비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17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의 올해 가계저축률(저축액/가처분소득)은 3.2%로 일본과 함께 최하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17개국의 평균 가계저축률 8.5%보다 5.3%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이처럼 가계저축이 줄면 기업들이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국내에서 조달하기 힘든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실제로 2008년 총저축률을 총투자율로 나눈 투자자립도는 98.4%로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100% 미만으로 떨어졌다. 저축률 하락은 투자율 동반 하락을 불러와 경상수지 악화로 이어져 경제성장률을 더욱 낮추게 된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현재와 미래의 성장력을 나타내는 투자율과 저축률이 크게 하락한 것은 우리나라의 성장 잠재력이 앞으로 크게 떨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앞으로 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 저축 여력을 옥죄는 사교육비 등 가계의 지출 부담을 줄이고, 일자리 창출에 힘써 저소득층의 소득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저축률과 투자율이 떨어지고 있으나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김명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저축률이 떨어졌지만, 우리나라의 소득 수준과 비교하면 높은 편이며, 투자율도 올해는 상당히 회복할 것으로 보여 미래 성장 잠재력에 대해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황계식 기자
저축·투자 ‘뚝’… 성장잠재력 위축 우려
2010. 3. 27. 09:14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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