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들 목멘 `사나이 UDT가` 합창…"피터져라 외쳐라 악악악악~"

2010. 4. 3. 15:18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대원들 목멘 `사나이 UDT가` 합창…"피터져라 외쳐라 악악악악~"
[매일경제] 2010년 04월 03일(토) 오후 01:47   가| 이메일| 프린트

'사나이 UDT가' 영결식장을 빠져나려는고(故) 한주호 준위 운구를 멈추게 했다.

영결식장을 떠나는 운구를 붙잡고서 동료, 선.후배 UDT 대원들은 "고인이 생전 즐겨 불렀던 군가를 합창하겠습니다"고 말한 뒤 식장이 떠나가도록 '사나이 UDT가'를 합창하며 울음을 토해 내 주변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3일 오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거행된 고(故) 한주호 준위의 영결식은 살신성인의 희생정신과 진정한 군인정신을 보여 준 고인에 대한 애도로 가득했다.

장례형식은 해군장이었지만 국무총리를 비롯해 장의위원장인 김성찬 해군참모총장, 전두환 전 대통령, 김태영 국방부장관, 3당 정당 대표, 김학송 국회국방위원장, 유인촌.임태희 장관,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월트 샤프 한미연합사령관 등 정관계 인사 100여 명이 자리했다. 동료장병, 일반시민까지 1000여명이 영결식장인 국군수도병원 체육관 안팎을 가득 메웠다.

고인에 대한 경례로 영결식이 시작되자 아내 김말순 씨(56)는 아들 상기 씨(25.육군 1사단 중위) 딸 슬기 양(19)의 손을 꼭 잡고 먼저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며 고개를 떨구었다.

후배 김창길 준위는 추도사 내내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하며 "빨리 일어나십시오! 후배들이 있는 백령도 현장에서 못다 이룬 임무를 완수해야 하지 않습니까"라고 목멘 목소리로 애통해했다.

고인에게 보내는 후배들의 "필승" 경례는 울먹임과 함께 떨리며 함께 활동했던 해군 동료의 머리를 떨구게 했다.

이 자리에선 고인에 대한 충무무공훈장 추서도 있었다. 정운찬 총리는 영정 앞에 충무무공훈장을 놓은 뒤 묵념했다.

이들은 "고인이 생전 즐겨 불렀던 군가를 합창하겠습니다"고 말한 뒤 식장이 떠나가도록 '사나이 UDT가'를 합창하며 울음을 토해 내 주변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피터져라 외쳐라 악악악악 비가오면 미치는 UDT다~"
시신이 식장을 빠져나와 운구차에 실리자 유족들은 가지말라며 관을 끌어잡고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아내와 막내 여동생 미순씨는 "제말 가지마요"라며 관을 쓰다듬고 놓지않아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1시간여 영결식을 마친 한 준위의 시신은 운구 차에 실려 성남화장장에서 화장된 뒤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한 준위는 수도공고를 졸업한 뒤 18세인 1975년 2월 하사로 입대해 준위에 이르기까지 35년간 군복만 입었다. UDT와 일평생을 같이해 특수전여단에서 '베테랑 특수전의 전설'로 불렸다. UDT 내 최고의 수중파괴 전문가로 통한다.

경력도 화려하다. 미 해병단기과정 수료, 대테러담당 폭발물처리대 중대장, UDT/SEAL 소대장, 특수전 고급과정 1등 등을 거쳤다.

특수전여단 교육훈련대에서도 18년간 교관으로 근무했다. 그러다보니 현재 UDT 대원 가운데 한 준위의 손을 거치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30일 저녁 다음에 개설돼 있는 해군특수전여단 카페에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기도와 안타까움 등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는 것은 그의 인품을 말해준다.

한 준위는 지난달 30일 오후 3시20분께 백령도 해상 천안함 함수 부분에서 수중 작업 중 의식불명으로 쓰러져 순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