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밸런싱', 국제 무역질서 바뀐다

2010. 4. 13. 09:03C.E.O 경영 자료

'글로벌 리밸런싱', 국제 무역질서 바뀐다
[머니투데이] 2010년 04월 13일(화) 오전 07:23   가| 이메일| 프린트
[머니투데이 안정준기자][[글로벌 통화 전쟁 뉴라운드-③]신흥시장 통화 절상으로 국제 무역구조 재편 기대]환율 변화는 돈의 흐름, 특히 국제 무역 질서의 재편을 촉발한다.

금융위기 전 국제 경제는 '글로벌 임밸런스(imbalance)'로 특징 지워진다. 중국, 일본, 한국 등 수출주도형 아시아국들이 생산하고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 소비하는 이원화 구도이다.

이 같은 불균형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저축률은 급격히 늘어난 반면 미국 등 선진 경제권의 재정 적자는 늘어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유발했다는 것이 선진 시장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논란의 핵심은 역시 저평가된 위안화 등 이머징 통화이다. 따라서 위안 절상은 국제 무역 불균형 해소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글로벌 리밸런싱(국제 산업 재구조화) 시작된다=이미 국제사회는 지난해 9월 주요 20개국(G20) 회의를 통해 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국제 무역 불균형의 시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공론화했다.



다음 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글로벌 환율·무역 질서 개선과 관련된 구체적 논의가 나올 가능성도 높은 상태다. 세계 경제의 축이 G7에서 G20으로 기울며 신흥시장의 영향력 확대와 국제 무역 불균형의 모순 가중을 고스란히 반영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신흥시장 충격 불가피…선진시장은 부담 해소=국제 무역구조의 재편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 한국을 비롯한 중국, 대만, 일본 등 아시아 주요 수출국들이 받게 될 영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변화의 단초는 3월 중국의 무역수지에서 감지된다. 중국은 지난달 6년만에 처음으로 72억4000만달러 규모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일시적이라는 단서가 붙기는 했지만 부양 자금이 내수경기에 집중되며 수입도 큰 폭 증가해 중국 경제의 체질 변화가 시작됐다는 평가다.

앞서 원자바오 총리는 3월 개최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모두연설에서 내수 위주 경제로의 전환을 천명했다. 글로벌 무역질서의 재편으로 수출이 위축될 경우 대안은 내수시장이라는 판단에서다.

한국으로 대표되는 이머징 주요 수출국들은 수출 위축, 투자 감소 등 영향으로 잠재성장률이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위안화 절상으로 전체 수출이 다소 증가하는 반면 대중국 수출은 둔화될 것이라는 등 평가가 엇갈리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통화가치 절상에 따른 수출 감소는 불가피하다.

반면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의 무역적자와 재정적자 부담은 줄어들 전망이다. 로버트 맥티어 전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는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글로벌 무역 불균형 해소의 단초를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각국의 저축률 불균형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美·中 '환율조작' 계속될 경우 무역질서 재편 제한적=하지만 중국의 위안화 절상에도 불구하고 국제 무역 불균형의 해소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급격한 수출 위축을 피하려는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미미한 수준으로 제한할 가능성이 큰 때문이다.

미국의 '환율조작'이 오히려 문제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이 약달러로 인한 반사이익을 위해 대규모의 유동성을 시장에 풀고 있다는 의혹도 있다고 전했다. 결국 각국이 자신의 이득을 위해 인위적으로 환율을 유지하는 한 글로벌 임밸런스의 궁극적 해소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