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소득 200만원 미만 30~40대 ‘10년간 3회 이상’ 이사

2010. 4. 13. 09:17부동산 정보 자료실

월 소득 200만원 미만 30~40대 ‘10년간 3회 이상’ 이사

자가 소유 49% “집값 적당”… 세입자 42% “임대료 비싸”
“살던 곳 주거비용 올라” 33%가 비자발적 이사

경향신문 | 특별취재팀 | | 입력 2010.04.12 17:57 | 수정 2010.04.13 02:21 |

현 주택 임대료 수준에 대해 우리 사회는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서울의 한 고층아파트에서 이삿짐이 곤돌라에 실린 채 옮겨지고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전·월세 임대주택 거주자 370명을 대상으로 현재 거주하는 주택의 임대료 수준에 대해 물어봤다. '높다'는 응답은 41.9%로 '적정하다'는 응답(45.7%)에 맞먹었다. '낮다'는 응답은 12.4%에 불과했다.

권역별로 볼 때 임대료가 부담스럽다는 응답자는 강남권(50.8%)이 가장 많았고, 강남의 경우 '매우 높다'는 응답자도 16.9%로 타 권역보다 높았다. 이는 강남 3구의 높은 주택가격 및 전세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민가구가 많은 강서권(46.7%)에서도 임대가격이 높다는 응답자가 다른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

교육 수준별로 보면 '매우 높다'는 응답이 고졸 이하(15.8%)에서 대재 이상(8.0%)보다 두 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점유형태별로는 전세임대자 42.2%, 월세임대자 40.9%가 임대료가 높다고 응답했다.

이들에게 "살던 곳의 임대보증금, 임대료 등 주거비용이 올라서 집 크기를 줄이거나 집값이 싼 지역으로 이사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응답자의 32.7%가 '그렇다'고 답했다. 주거비용 문제 때문에 비자발적으로 떠밀리다시피 이사하는 사람이 10명 중 3명이나 되는 셈이다. 이는 정부가 밝히고 있는 '비자발적 이동비율'인 7~8%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주거비용 때문에 내몰린 적이 있다는 응답은 50세 이상, 강북권, 월소득 199만원 이하,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 거주층, 월세 임대 등 이른바 '서민층'에서 높았다. 이 계층은 이사횟수에서도 지난 10년간 3회 이상 집을 옮겼다는 응답이 절반에 가까운 47.9%에 달했다. 반면 월소득이 500만원 이상, 대학재학 이상의 학력층에서는 '그런 적 없다'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들은 이사횟수가 아예 없거나 1회에 그쳤다.

예상된 바이지만 임대 거주자의 이사횟수는 자가 보유자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 10년간 이사를 몇 번이나 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자가보유자 620명의 45%가 '없다'고 응답했으나, 전세 임대자 282명의 63.1%, 월세 임대자 88명의 65.9%가 '2회 이상 집을 옮겼다'고 답변했다. 전세나 월세에 살면서 지난 10년간 이사한 적이 없다고 대답한 비율은 각각 17.7%, 20.5%에 불과했다.

'3번 이상' 이사했다는 응답은 특히 서민층에서 두드러져 30대~40대, 중부권, 월 소득 100만~199만원, 1인 가구, 주택규모 18평 미만의 다세대·연립거주인 임대 거주자에서 높게 나타났다.

소득수준별로 살펴보면, 소득이 매우 낮거나 매우 높은 경우 거주지를 바꾸지 않는 특징이 드러났다. 월소득 100만원 이하인 응답자 82명 중 지난 10년간 이사한 적이 없다고 대답한 비율이 47.6%(39명)에 달했고, 월소득 500만원 이상인 183명 가운데 36.6%(67명)도 이사 경험이 없었다. 이는 빈곤층으로선 현재 거주 중인 가옥에서 더 이상 옮길 여력이 없고, 부유층은 현재의 거주 상태에 대체로 만족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자가 소유인 응답자(620명)들은 현재 집 가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49.4%였다. 세계적으로도 높은 우리나라 주택 가격 수준을 고려한다면, 주택 보유자들은 이미 높은 가격에 대한 체감도가 둔해졌다고 추정할 수 있다. 사람들은 집의 시장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집값이 낮다'고 응답한 비율도 31.1%(매우 8.2%, 조금 22.9%)에 달했다. 향후 주택가격이 더 올라야 한다는 희망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높다'고 응답한 경우는 17.7%로 나타났다. 이러한 응답은 강남에 거주하는 사람일수록 높았다.

< 특별취재팀 | http://wherelive.kha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