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앤락 中공장 24시간 돌려도 물량못대”

2010. 4. 19. 09:57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락앤락 中공장 24시간 돌려도 물량못대”
[동아일보] 2010년 04월 18일(일) 오후 09:51   가| 이메일| 프린트


[동아일보]
생산-유통 현지화전략 성공
쉽게 변형안되는 茶용기 대박

고급브랜드 이미지 부각
대도시서 인지도 1위 올라

“사출기계 50대를 24시간 풀가동해도 물량을 대지 못해 조만간 공장을 증축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16일 취재진이 방문한 중국 장쑤 성 쑤저우 시 공업원구에 위치한 ‘락앤락’ 쑤저우 공장. 사출기계에서 나온 밀폐용기를 조립하는 중국인 직원들의 손길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2007년 10월 준공한 이곳에서 한국인 주재원과 중국인 직원 등 390여 명이 매일 30만 개씩 생산하는 밀폐용기는 상하이, 베이징 등 중국 전역으로 팔려나간다. 락앤락은 산둥 성 웨이하이 시에도 수출용과 중국 내수용 공장을 두 곳이나 가동하고 있다.

○ 밀폐용기 브랜드 인지도 중국 1위


이곳에서 글로벌 경제위기는 먼 나라 얘기다. 2008년 암웨이로부터 1000만 달러(약 111억 원)의 주문을 따냈고 올해도 상하이엑스포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관련 후원·협찬용 밀폐용기 주문이 쏟아져 쑤저우 법인의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쑤저우 공장의 지난해 매출은 2억 위안(약 320억 원). 올해 매출목표는 2억4000만 위안이다. 락앤락은 51개에 달하는 중국 내 직영점포도 연내에 10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중국에서 락앤락의 브랜드 파워는 막강하다. 2006년 실시된 ‘중국시장 소비자 만족도 브랜드 조사’에서 락앤락은 밀폐용기 부문 인지도 1위에 올랐다. 특히 구매력 높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에서 1위를 한 점이 고무적이다.

중국시장 안착의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에 있다. 락앤락은 중국의 차(茶)문화에 주목했다. 휴대용 ‘차통’을 가까이 두고 수시로 차를 즐기는 현지인의 특성을 파악해 뜨거운 물을 부어도 변형되지 않고 밀폐력이 높은 차통을 선보여 큰 인기를 누렸다. 차통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냉온장 겸용 물병, 수납용 박스 제품 등 품목 다변화도 꾀하고 있다. 락앤락 중국본부 안병국 본부장은 “구매력 높은 동부 연안은 프리미엄 생활용품을, 중서부 지역은 밀폐용기를 주력상품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철저한 현지화가 중국시장 안착 비결


TV 홈쇼핑 등에서도 한국업체 제품이란 사실을 적극 홍보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쌓고 현지 파워 블로거에게 제품을 협찬해 젊은 고객과의 거리도 좁혀가고 있다. 고급 브랜드라는 이미지 덕분에 일부 제품 판매가는 한국보다 1.3배까지 비싸지만 수요가 꾸준하다. 상하이의 번화가 화이하이 가에 있는 락앤락 직영점에서 만난 쓰란란 씨(30·여)는 “싼 가격은 아니지만 품질을 생각하면 결코 비싼 게 아니다”라며 “친구와 가족 중에도 락앤락 제품을 쓰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락앤락은 직영점 등 자체 유통망을 구축한 경험을 살려 품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고전하는 한국의 중소기업을 위한 현지 편집매장인 ‘데코숍’도 운영하고 있다. 연내에 남미지역 공장 신설을 추진하는 등 생산력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7.2%인 세계 밀폐용기 시장 점유율을 2013년까지 17.8%로 높인다는 청사진도 그려 놨다.

락앤락 김준일 회장은 “글로벌 브랜드의 전쟁터인 중국에서 저임금에 기댄 생산거점만 운영해선 성공하기 어렵다”며 “현지생산, 현지유통, 현지 연구개발(R&D)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글로벌 생활용품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쑤저우=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