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백화점은 지금 ‘그린물결’

2010. 4. 30. 09:29건축 정보 자료실

대형마트·백화점은 지금 ‘그린물결’
2010년 04월 27일 (화) 유선일 기자 ysi@etnews.co.kr

평소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회사원 A씨. 어떻게 하면 아내와 아이들이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이다. 오랜 생각 끝에 그는 ‘에코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가족들과 함께 하천 습지와 바닷가 갯벌을 찾았고 풍력발전기와 태양광발전 시설이 설치된 지역도 방문했다. 사흘간의 여행을 마치고 흐뭇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오던 그는 한 대형마트를 지나치며 흠칫 놀랐다. 지붕 위에 태양광발전 시설이 설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가까이에서 한번 보자는 심산으로 찾은 그곳에는 소형풍력발전기까지 설치돼 있었다. 게다가 매장 내부는 친환경 상품으로 온통 녹색 물결이었다. 등하불명(燈下不明). A씨는 새삼 가까이 있는 마트도 훌륭한 ‘에코여행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유통업계에 부는 녹색바람이 거세다. 대형마트·백화점 등 전국 주요 유통매장들은 앞다퉈 에너지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 줄이기에 매진하고 있다. 다양한 행사개최를 통해 이웃에까지 녹색바람을 전달하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인 업체는 홈플러스·롯데백화점·롯데마트·신세계 등이다. 이들은 서로 비슷하면서도 개성 있는 전략을 통해 친환경 사업을 활발히 전개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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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잠실점에 설치된 고효율 형광등.
◇홈플러스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50% 저감’=홈플러스는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6년 대비 50%로 절감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전사적인 친환경 경영을 수행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그린스토어’ 운영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2008년 ‘4세대 할인점’을 표방하며 69개 친환경 아이템으로 기존 점포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50%, 에너지 사용량을 40% 가량을 줄인 그린스토어 1호 부천 여월점을 오픈했다. 그린스토어는 기존 할인점의 원스톱 쇼핑서비스(1세대)와 생활서비스(2세대), 감성서비스(3세대)에 친환경성을 융합한 4세대 대형마트를 말한다. 홈플러스는 현재 강동·송탄·남양주 진접·춘천점까지 총 5개의 그린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2006년부터는 ‘홈플러스 탄소 발자국 관리시스템(Homeplus Direct Carbon Footprint Tool)’을 통해 홈플러스에서 발생하는 모든 탄소의 배출량을 관리하고 있다. 2008년에는 체계적인 환경경영 전개를 위해 에너지 절감 및 탄소 배출량 관리 전문조직인 ‘에너지총괄’을 구성하고 총괄이사를 임명하기도 했다. 또 태양광·풍력·LED조명·빙축열 등을 점포에 적용해 지난 2년간(2008∼2009년) 6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성과를 낸 바 있다.
 
이밖에 홈플러스는 환경부·국제연합환경계획(UNEP) 한국위원회와 함께 ‘e파란 어린이 환경실천단’도 운영하고 있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만 명이 넘는 단원을 배출한 국내 최대규모의 어린이 환경교육 프로그램으로, 그간 ‘재활용품 친환경 자동차 만들기’, ‘환경신문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해왔다.
 
홈플러스는 앞으로도 그린스토어 수를 늘리고 이산화탄소 라벨링 상품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친환경 사업을 활발히 수행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서울대 아시아에너지환경지속가능연구소(AIEES)와 체결한 전략적 제휴를 바탕으로 올해부터는 저탄소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G6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연구, 저탄소 친환경 경영교육 및 리더십 함양을 위한 그린리더 양성교육 등 6가지 테마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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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다양한 친환경 시설 설치’=롯데마트는 2008년 환경경영을 선포하고 체계적인 환경경영을 위한 이념적 기틀을 마련했다. 특히 ‘스마트에코-롯데마트’의 환경경영 추진전략을 수립하고 에코 스토어(친환경점포), 에코 스마일(친환경상품), 에코 멤버스(고객참여 환경 캠페인), 에코 라이프(에너지절감 생활화)  4대 핵심추진과제를 선정해 환경경영을 전사적으로 확대했다.
 
친환경점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태양광발전 등 다양한 시설 설치를 통해 가시화됐다. 롯데마트는 연간 4만5000㎾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발전 시설이 설치된 평택점을 지난해 6월 오픈했다. 매장 내부는 친환경 마감재를 사용해 유해물질 발생을 줄였으며, 식품매장 등에는 LED 조명과 T5 형광등을 설치해 전력 사용을 줄였다.
 
롯데마트는 이 같은 친환경 시설 설치를 지난해 말 구미·익산·목포점 등 13개 점포로 확대했다. 13개 점포에서는 연간 약 2000㎿의 전력생산이 가능하며, 이는 9000여 가구가 한 달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는 연간 약 850톤이다. 롯데마트는 올해 2월에 오픈한 춘천점의 옥상 주차장에도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해 매년 6만5000㎾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매장 입구에는 ‘하이브리드 가로등’을, 건물 외부 광고탑·유아휴게실·화장실 등에는 LED 조명을 설치해 전력 사용을 줄였다.
 
롯데마트는 이 밖에도 친환경 PB(Private Brand)상품 강화, ‘에코 트리 심기 프로젝트’ 등 소비자와 함께하는 활동 전개 등을 통해 친환경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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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그린패밀리 회원들이 경안천 생태공원을 견학하고 있는 모습.
◇신세계 ‘수질개선 사업까지’=신세계의 친환경 사업이 타 유통업체와 차별화되는 것은 경기도 팔당호 수질개선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지난 2007년 경기도와 팔당호 수질개선을 위한 협력을 약속하고 1단계 사업으로 이듬해 경안천에 생태공원을 조성했다. 2단계로 지난해에는 경안천과 금학천 합류부 둔치에 자연정화형 인공습지 조성 공사를 완료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3단계 사업으로 경안천과 목현천 합류부에 청석바위 생태공원을 만드는 공사를 시작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한 노력도 활발하다. 신세계는 지난 2008년부터 전사 차원의 에너지절약 대책을 마련하고 ‘에너지 다이어트’ 캠페인을 전개해 오고 있다. △고효율 설비와 시스템 도입 △효율적 운용을 통한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 감축 △에너지 절약 실천 캠페인  세 가지를 축으로 에너지 다이어트를 진행해 2008년에는 70억원 이상(3만7000톤의 탄소 배출 절감), 지난해에는 50억원 이상(2만4000톤의 탄소 배출 절감)의 에너지 비용을 줄였다.

신세계는 또한 2008년 오픈한 이마트 보령점을 시작으로 기존 점포 대비 에너지 사용량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대 20% 절감할 수 있는 ‘에코 이마트’를 선보이고 있다. 에코 이마트란 에너지 절감형 차세대 그린스토어로, 신세계는 2012년 완료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에너지 절감 캠페인 진행, 신재생에너지 시범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1·2단계 사업이 완료됐다. 올해부터는 신재생에너지 및 신공법 아이템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3단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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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일산점에 조성된 친환경 옥상생태공원.
◇롯데백화점 ‘국내 유통업계 최초 환경가치경영 선포’=롯데백화점은 2004년 국내 유통기업으로서는 최초로 ‘환경가치경영’을 선포하고 다양한 친환경 경영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친환경 경영을 위해 구성한 사내 전담부서를 지속가능경영 추진 전담부서로 확대하기도 했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인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 월드(DJSI World)에 편입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그린라벨 제도’는 대표적인 친환경 사업 중 하나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5월 국내 의류 업계 환경경영 확산 및 친환경 패션 상품 활성화를 목적으로 그린라벨 제도를 시행했다. 이는 환경경영 실천 협력회사가 판매하는 상품을 대상으로 상하반기 각 1회씩 친환경성을 검증해 요구수준을 만족시키는 친환경 우수제품에 그린라벨을 부여하는 제도다.
 
이 밖에도 롯데백화점은 매장에 고효율 조명 및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도입하고, 사내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친환경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환경부와 ‘그린스타트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1고객 1그린 운동’도 수행하고 있다. 이는 롯데백화점 소비자·임직원·협력회사 간 네트워크를 통해 한 명의 소비자가 한 가지 친환경 생활을 서약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선도하는 캠페인이다.
 
김세와 롯데백화점 기획부문장은 “환경경영은 기업 혼자가 아닌 소비자와 협력회사, 임직원 모두가 동참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며 “향후 우리가 보유한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전 국민에게 ‘그린 가치’를 퍼뜨릴 수 있는 허브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