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식 전 특허청장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하자
2010. 5. 1. 09:46ㆍC.E.O 경영 자료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하자
고정식 특허청장
특허괴물(patent troll)은 보유한 특허기술로 자신들은 제품을 생산하지 않으면서, 다른 기업에 공격적으로 소송을 걸어 로열티를 받아내 수입을 올리는 개인이나 기업을 말한다.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을 가로막고 통행세를 뜯어내는 트롤(troll)이라는 서양 괴물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러한 특허괴물의 활동은 IT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지는데, 미국에서 활동하는 통신분야 대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3년에서 2008년까지 특허소송 건수는 총 329% 증가하였으며 이중 특허괴물에 의한 소송 건수가 7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분석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닷컴시장 붕괴 이후 특허괴물의 목표대상이 미국보다 아시아 기업들로 치중되는 경향이 있을 뿐 아니라 일부 특허괴물은 아시아 지역에 허브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아시아 지역 특허매입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이러한 추세가 우리나라 기업들에 특히 위협이 됨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특허괴물의 위협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일까? 앞서 언급한 삼성전자의 경우는 충분한 자본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기에 특허괴물들에 맞서 강공법을 취할 수 있었지만, 대부분 기업은 소송에 따르는 비용과 시간 자체가 큰 부담이 되기에, 일단 특허괴물의 공격을 받게 되면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손해를 보기 쉽다.
결국, 특허괴물의 위협에서 벗어나는 근본적인 방법은 강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여 특허괴물이 공격해 올 여지를 원천봉쇄하는 것뿐이다. 이에 특허청에서는 우리 기업들이 특허괴물들의 위협에 대항하는 기초체력을 기를 수 있도록 지재권 중심의 기술획득전략 사업을 전개하는 한편, 지식재산을 권리화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돕는 투자 펀드인 창의자본(Invention Capital) 펀드를 설립하였다.
지재권 중심의 기술획득전략 사업은 기업들에게 기술분야별 핵심특허, 지재권 포트폴리오 및 이를 구성하는 개별 특허의 획득전략, 연구개발 전략 등 기업이 최강의 지재권을 획득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하기 위한 것으로 2009년의 경우 19개 분야, 61개 기업이 참여하였다. 기업들이 어떤 방향으로 지재권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수행해야 하는지 정답을 준다는 찬사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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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10년도 사업은 기업들의 니즈를 적극 반영할 수 있도록, 강한 특허창출을 위한 특허전략 전담기구로 지난 1월 출범한 R&D 특허센터를 중심으로 민간주도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특허괴물의 주된 표적이 될 수 있는 IT 분야에서는 미래 트렌드의 핵심이자 첨단융합 고부가 서비스 사업인 인터넷 정보기술 검색,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등 7개 분야가 다루어져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적시에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지난 12월 총 250억원 규모로 결성된 창의자본 펀드는 유망 지식재산을 발굴하고 사업화 가능 단계까지 보호 육성해, 사장되는 우수 아이디어나 발명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우수 기술이 해외 특허괴물들에게 유출되는 것을 근본적으로 막는 데 일조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 했다. 기업들이 특허괴물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고, 효율적인 특허경영 및 연구개발 전략을 통해 아이디어와 발명의 권리화에 힘쓴다면 더는 특허괴물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특허청은 이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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