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자 노덕춘 할머니, 경남여고에 1억 상당 금괴 기부
노점과 기초생활수급 지원금으로 어렵게 지내는 70대 할머니가 후배들을 위해 전 재산인 금괴 10개를 기부했다.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노덕춘(77·사진)씨는 지난 10일 오전 부산 동구 수정동 경남여고를 찾아와 이 학교 조갑룡 교장에게 “내가 이 학교 25회 졸업생인데 후배를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다”며 주머니 4개에서 열 덩이의 금괴를 꺼내 건넸다. 모두 2175g(580돈)으로 시가 1억원이 넘는 고가다.
노씨는 “나처럼 몸이 아프거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후배를 위해 써 달라”고 말했다.
지금 사는 동네도 재개발지역이어서 언제 철거될지 모르는 처지의 노씨는 조 교장에게 “내가 후배들에게 꼭 해야 할 일인데 이제 짐을 벗게 돼 후련하다”며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금덩이를 내놓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고는 ‘공부 잘하는 학생보다는 어려운 학생, 부정맥이 있는 학생을 도와 달라’는 내용의 학교발전기금 기탁서를 작성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노씨는 평생 부정맥이라는 지병으로 고생하며 결혼도 포기했고, 20여년 전 부모님이 세상을 떠난 이후로 혼자 살아왔다. 본인도 어렵지만 불우이웃을 돕는 데 인색하지 않았던 그는 지난 천안함 사건 때는 정부에서 주는 생활수급지원금을 모아 유족에게 성금을 내기도 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금덩이 같은 후배들 위해 써주오”
2010. 5. 15. 09:28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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