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대 핸드백·3D TV `불티`…수입차도 다시 `날개`
2010. 5. 15. 09:35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부자들 지갑 활짝 열었다]
1000만원대 핸드백·3D TV `불티`…수입차도 다시 `날개`
고가 의류.골프채 판매 급증
명품 매출 올들어 20% 늘어
14일 오후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명품관.지하 1층 롤렉스 매장에 들어선 머리 희끗한 노신사가 "전화로 얘기했던 물건 좀 보자"고 말하자 직원이 금빛으로 번쩍이는 시계를 테이블 위로 꺼내 올렸다. 노신사의 마음을 뺏은 제품은 '18k 금'으로 몸체를 뒤덮은 3500만원짜리 '데이 데이트' 모델.20분가량 시계에 대한 설명을 듣던 노신사는 그 자리에서 신용카드를 긁었다.
롤렉스 공식 딜러인 그리니치의 황주환 과장은 "원화 대비 엔화 환율이 높았던 작년에는 구매력이 높아진 일본인 등 외국인이 매출의 절반을 차지했지만,올 들어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자 10% 밑으로 떨어졌다"며 "하지만 내국인 부유층이 지갑을 열면서 오히려 올 들어 5월까지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불티나게 팔리는 명품
고소득자들의 소비가 늘었다. 경기가 본격 회복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2008년 말 불거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년 넘게 졸라맸던 허리띠를 푼 것이다. 덕분에 핸드백에서부터 수입차에 이르기까지 '명품' 꼬리표가 붙은 고가 소비재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큰손들의 씀씀이가 전체 소비를 견인하고 있다"(김민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 팀장)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서울 청담동 갤러리아 명품관에선 개당 평균 1000만~2000만원짜리 에르메스의 '벌킨'과 '캘리백' 등 초고가 핸드백이 완전히 동났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프랑스 본사에 추가 주문을 해놨지만,예약이 몰려들어 지금 예약하는 사람은 내년 초에나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명품관 1층에 자리 잡은 럭셔리 핸드백 편집매장인 '핸드백 컬렉션'도 상황이 비슷하다.
이 매장은 올 들어 지난 13일까지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김윤수 매니저는 "지난달에는 평균 200만~300만원짜리 핸드백을 120개나 판매했다"며 "일본인이 중심이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30~40대 전문직 여성과 50대 주부들이 주로 찾는다"고 설명했다.
최고급 남성 의류 판매도 늘고 있다. 이탈리아 남성패션 브랜드인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경우 맞춤옷인 '수미주라'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제냐 코리아 관계자는 "고급 소재로 만든 양복을 찾는 고객들이 늘면서 판매단가가 300만원대에서 400만~500만원대로 높아졌다"고 전했다.
최고급 골프채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올 들어 40만~50만원대 드라이버 판매는 작년보다 감소한 반면 200만~300만원짜리 고가 제품 판매는 20%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수입차 · 3D TV…없어서 못 판다
수입차 시장은 지난 3월부터 매달 역대 최대 판매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달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는 총 7208대.월별 통계를 낸 이후 사상 최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본사의 물량 공급만 충분하다면 월간 판매량이 1000대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한다.
BMW 뉴 5시리즈 등 최근에 출시된 차량을 사려면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 마이바흐,롤스로이스,포르쉐 등 초고가 차량들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한 대에 8억원을 호가하는 마이바흐는 올 들어 총 3대가 팔렸다. 포르쉐의 1~4월 판매량은 187대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7대와 비교하면 80%가량 늘었다.
TV 시장에서는 기존 LCD TV보다 두 배 이상 비싼 3차원(D) TV,LED(발광다이오드) TV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의 3D TV는 출시 2개월 만에 판매량 2만대를 돌파했다. 3D TV는 LED 방식이 400만원 이상,PDP 방식이 300만원 이상으로 100만원대인 LCD TV에 비해 세 배가량 비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판매 제품 가운데 55인치 제품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3D TV에선 고가 대형 제품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며 "남아공월드컵을 한 달 앞둔 이달에는 3D TV 판매량이 전월 대비 45%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달 LCD TV에 비해 50% 이상 비싼 LED TV를 2만대가량 판매했다. 지난해 말 대비 판매량이 두 배 이상 늘어나 전체 평판 TV에서 고가 LED TV가 차지하는 비중도 20%를 넘어섰다.
오상헌/안상미/송형석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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