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수입하니 값이 반토막

2010. 5. 28. 09:14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직수입하니 값이 반토막
[매일경제] 2010년 05월 27일(목) 오후 05:02   가| 이메일| 프린트

'쌤소나이트'는 여행용 가방의 대명사로 불린다. 해외여행을 종종 가는 가정이라면 한 개쯤 갖고 있는 유명 브랜드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이 쌤소나이트 가방을 저렴하게 장만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롯데마트는 27일부터 전점에서 '쌤소나이트 여행가방 기획전'을 열면서 가방 4종을 판매하고 있다.

선보이는 상품은 '보스턴(43㎝×19㎝×30㎝ㆍ3만9000원)' '더블백(53㎝×33㎝×30㎝ㆍ4만6000원)' '기내용(37㎝×55㎝×20㎝ㆍ11만9000원)' '화물용(46㎝×64㎝×24㎝ㆍ13만4000원ㆍ사진)' 등이다.

이들 상품이 주목되는 부분은 가격이다. 롯데마트 측은 "이번에 들여온 상품은 국내 백화점 등에서 판매되는 것이 아니어서 직접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재질ㆍ규격이 비슷한 기존 상품과 비교할 때 20~40%가량 저렴하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게 된 사연은 이렇다.

임창민 롯데마트 피혁잡화담당 상품기획자(MD)는 지난해 국내 여행가방 시장을 살펴봤다. 그가 얻은 결론은 주5일제 확대 시행 이후 여행가방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대형마트가 취급하는 상품은 가격이 저렴했지만 품질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이런 가운데 유명 브랜드인 쌤소나이트가 백화점과 대리점 등에서만 취급돼 왔다는 점에 착안해 해당 상품을 직접 들여와 판매하자는 생각에 다다랐다.

사전 조사를 마친 그는 지난해 10월 미국 애틀랜타로 날아가 쌤소나이트를 납품할 수 있는 현지 업체와 접촉했다. 이어 미국 월마트나 아웃렛에 쌤소나이트 가방을 납품하는 '지엘머천다이징'과 선이 닿았고 몇 차례 협의 끝에 상품을 납품받기로 11월에 합의했다.

임창민 MD는 "이번에 내놓는 가방은 쌤소나이트 3개 상품군 중 '굿(GOOD)'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국내 백화점 등에서 판매하는 굿 상품과 비교했을 때 색상이나 부속품은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재질과 디자인은 똑같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다음달 2일까지 초도 물량으로 상품별 1000개씩 총 4000개를 준비했고 오는 8월까지 총 5만개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가방을 사용하다 문제가 있으면 롯데마트에서 AS를 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대신 롯데마트 측은 중대한 하자가 있는 상품은 교환해 주겠다는 방침이다.

한국 내 판매권을 갖고 있는 쌤소나이트코리아는 롯데마트의 병행수입 소식을 접하자 브랜드 관리나 AS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롯데마트 측에 우려의 뜻을 전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앞서 신세계이마트도 병행 수입한 골프채를 초저가로 선보인 사례가 있다. 이마트는 지난 2월 해외 업체에서 '테일러메이드 R5 XL 7번 아이언(남성용)' 2만개를 병행수입으로 들여와 개당 9900원에 판매한 적이 있다.

이는 당시 인터넷 최저가격(3만원대 초반)보다도 70%가량 저렴해 선풍적 인기를 끌며 사흘 만에 판매됐다. 또 올해 1~2월 키플링 가방(캐주얼 백팩)을 시중가격보다 30~40% 저렴하게 병행수입으로 들여와 판매하기도 했다.

최성호 이마트 해외소싱담당 부사장은 "해외소싱 상품들은 중간 수입업자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평균 20~30%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다"며 "상품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해외소싱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부사장은 "그만큼 소비자들은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값싸고 품질 좋은 해외 상품을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진성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