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불패’ 흥망사로 집값을 예측하다

2010. 6. 5. 09:01부동산 정보 자료실

‘강남불패’ 흥망사로 집값을 예측하다

오윤섭[ysoh] 現) 닥터아파트(주) 대표이사
고려대학교 서문과 졸업
동아일보 편집국 기자 7년근무(부동산 팀장 2년)
동아일보 인터넷신문 마이다스의 부동산사이트 부동산마트 개설
PC통신 부동산 정보(분양권전매센타, 아파트 투자컨설팅 설립 및 운영)

 

최근 ‘강남불패’ 신화가 사라지고 있다는 기사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올 들어 강남집값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다시 신문기사에서 ‘강남불패’라는 말이 자주 보이네요.

 

이번 주 닥터아파트(www.DrApt.com) 오윤섭의 부자노트에서는 2001년 이후 강남불패 흥망사(興亡史)를 다룬 신문기사를 통해 이에 대한 부동산 가치투자자의 자세를 다뤄봅니다.

 

‘강남불패’라는 용어는 국민의 정부 시절인 2001년 이후 정부의 잇단 대책에도 불구하고 강남 아파트값이 한때 1주일 새 1억원이 오를 정도로 폭등하면서 신문에서 만든 신조어로 알려지고있습니다.

 

신문으로 본 ‘강남불패’ 흥망사

 

신문기사 검색을 해보니 2001년 7월 세계일보의 ‘재건축 '묻지마' 투자 열풍, 강남 소형아파트 중심 투기바람’ 기사에서 처음으로 강남불패라는 용어가 나오더군요.

 

그러다 2002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2003년 참여정부가 집권한 이후에도 강남 집값 급등세가 계속되면서 신문기사에서 ‘강남불패’ 노출이 급증했습니다.

 

결국 참여정부는 2003년 재건축 조합원 명의변경을 골자로 한 9.5대책을 내놓습니다. 또 정부는 급기야 토지공개념 재도입을 검토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어 10.29대책을 통해 강남 집값을 타깃으로 한 담보인정비율(LTV) 하향조정, 1가구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시행 조기 도입 등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신문들은 강납 집값 거래가 끊기고 가격이 일시 하락하자 ‘강남불패’가 ‘강남완패’로 바뀌었다고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난 2004년 2월부터 재건축 아파트값이 다시 오르면서 ‘강남불패’가 재현될 우려가 있다고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정부는 4월 강남 강동 송파 분당을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해 집을 살 때 취득관련 세금을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부담하게 했습니다.

 

이에 신문들은 역시나 강남불패가 무너지고 있다고 냄비성 기사들을 쏟아냈습니다. 그해 8월부터는 아예 강남불패가 와르르 무너지고 있다는 기사가 급증했습니다. 12월에는 2004년 한해를 마감하면서 2004년에 강남불패 신화는 완전히 깨졌다고 호언했습니다.

 

하지만 주택시장은 머지 않아 신문기사 예언과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2005년 들어 강남 재건축단지는 폭등했고 판교신도시 분양 후폭풍으로 용인 평촌 등 경기 남부권까지 상승세가 확산됐습니다. 이에 언론은 ‘변함없는 강남불패’라고 몇 달전의 주장을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었습니다.

 

정부는 결국 참여정부 ‘부동산대책의 완결판’이라는 2005년 8.31대책을 내놓았습니다. 1가구 2주택 양도세 중과, 종부세 가구별 합산과세 등입니다. 이에 신문은 8.31대책이 발표된지 한달만에 강남불패가 깨졌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이번에도 기사와는 정반대로 3개월간의 반짝효과가 지나가고 강남 집값은 하락세를 멈췄습니다.

 

2007년에는 5월 강남 집값이 3개월 이상 연속 하락하자 이용섭 당시 건설교통부 장관은 “강남 불패신화가 끝났다.”고 단언했습니다. 9월 이후 강북 집값이 오름세인 반면 강남 집값이 하락하면서 신문들은 다시 강남불패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2008년에도 강남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자 신문들은 강남 집값 거품이 본격적으로 빠지기 시작해 강남불패 신화도 저물고 있다고 했습니다. 12월에는 ‘집값 ‘강남불패’… 이젠 옛말, ‘불황에 강남불패 신화 사라지고 있다’ 제목의 기사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불과 1개월만인 2009년 1월 ‘“급매물 쏙”… 강남 부동산시장 꿈틀’이라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6월에는 ‘‘부동산 불패신화’ 다시 꿈틀’, 9월에는 ‘강남 불패 ‘백약이 무효’’, 10월 ‘‘강남불패’ 언제까지…’ 제목의 기사가 나오더니 12월에는 “10여년 전 경제위기 때 겪은 학습효과로 강남 재건축 지역을 중심으로 1년만에 집값이 회복되면서 ‘강남 불패’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2010년 들어 3월 이후 강남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되자 신문들은 다시 ‘아파트, 더 이상 신화는 없다?’며 강남불패 신화가 막을 내리고 있다고 쓰고 있습니다.

 

가치투자자의 자세

 

신문 기사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제시해주는 책이 있어 내용 일부를 인용합니다. 책은 고영성의 ‘지금 당장 경제기사 공부하라‘입니다.

 

“기사는 사실을 기초로 할뿐, 사실만을 전달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보통 기사가 사실을 기초로 쓰였다고 생각한다. 또 경제기사에 특히 많이 나오는 통계, 숫자, 그래프 등은 거짓말을 하지 못하며 체계적이고 정확한 사실을 뒷받침해 준다고 믿는다.

 

하지만 경제기사는 사실을 기초로 할 뿐, 사실만을 전달하지는 않는다. 통계, 숫자, 그래프 역시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와 의도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결과들을 만들어 낸다. 즉, 기사는 하나의 사실을 기반으로 서로 다른 뉘앙스를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사를 보는 비판적인 시각이 없다면 해당 기사를 읽는 것에 매몰되어 경제를 잘못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독자는 사실보다 기사의 ‘논리’를 파악해야 한다.”

 

이를 다시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기사는 사실을 기초로 하지 않는 경우도 많으며, 설령 사실을 기초로 했더라도 과장된 기사는 더욱 흔합니다. 나아가 사실을 기초로 사실만을 전달했다고 하더라도 이게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과는 무관하다는 것입니다.

 

이어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인 로버트 기요사키의 글을 인용합니다.

 

“성공한 투자자들은 뉴스에 민감하다. 특히 나쁜 뉴스에 민감하다. 이들은 나쁜 뉴스를 찾아다닌다. 호경기일 때 다른 업종에서 나쁜 뉴스와 거래 건을 찾아 돌아다니며 낮은 가격이지만 가치 있거나 성장 추세에 있는 투자대상을 물색한다. 불경기일 때 부자가 될 기회가 온다.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기 전 주식시장은 침체기였고 부동산은 거품상태였다. 많은 사람이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해 현금을 마련했다. 뮤추얼펀드를 판매하던 브로커들은 재빨리 모기지론 브로커로 업종을 전환해 부동산을 팔았다.

 

그러나 2002년 주식시장이 침체되었을 때 나는 아내와 주식투자 비중을 높였다. 주식시장은 온통 나쁜 뉴스 천지였고 부동산시장은 좋은 뉴스만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려면 나쁜 경제뉴스의 두려움을 흥분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당신이 두려움보다는 흥분으로 사는 것을 배울 수 있다면, 삶이 더 재미있고 활기차고 만족스러울 것이다. 나는 나쁜 뉴스를 많이 들을수록 더 행복해진다.”

 

신문기사는 물론 로버트 기요사키와 같은 전문가도 나의 투자에 책임지지 않습니다.  ‘강남불패’ 가 흥하든 망하든 미래가치가 높은 부동산을 찾아 투자할 수 있는 힘, 즉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만들어 이 원칙에 따라 투자를 하는 게 중요합니다. 즉 가치투자자라면 장세에 휘둘리지 않고 역발상 투자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바로 투자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과 같은 침체기에 매수 타이밍이 올 경우 언제든지 투자할 수 있는 준비를 하라는 것입니다.

[자료제공: 닥터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