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부동산 사랑은 전세제도 때문

2010. 6. 16. 09:56부동산 정보 자료실

한국인 부동산 사랑은 전세제도 때문

2010-06-14 16:47

 

세계 최고 투자회사인 골드만삭스가 한국의 전세제도에 주목했다. 골드만삭스는 14일 ‘한국이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는 보고서에서 한국 부동산 시장의 낮은 부채비율에는 전세제도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은 한국 가계자산에서 거주용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65~85%로 국제평균 55~75%를 크게 웃돌정도로 투자자산으로서 인기가 많은 이유를 전세가 가져다준 차입효과(leverage)로 해석했다. 전세는 주택담보대출 처럼 금융기관 통계에 잡히지 않는 사적 차입으로 부동산투자수익률을 획기적으로 제고했기 때문이다.

 골드만 삭스는 대출 없이 서울 남부지역 아파트에 투자했다면 1986년부터 2009년까지 연평균 수익률은 7.5%에 불과하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에 투자했다면 연평균 9%가량의 변동성(return volatility)에 10%가량의 수익률은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변동성이 1%도 안되는 1년짜리 중앙은행채권에 투자했더라도 연평균 수익률은 9.3%에 달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집값의 40%정도를 전세로 끼고 투자했다면 2% 정도의 변동성에 불구하고 8~9%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서울 아파트의 수익률은 12%가 넘었고, 서울 강남 아파트(2003~2009년)는 연평균 14%가까운 수익률이 가능했다. 전세를 고려하지 서울 아파트 수익률은 6%미만, 강남 아파트는 8%를 조금 상회했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골드만삭스는 한국만의 독특한 전세 제도에 대해 OECD국가 가운데 가장 큰 사적임대시장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고, 주택공급을 늘리는 데도 자극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집값이 오를 때는 수익률을 더 높이지만, 집값이 하락할 때는 수익률을 더 악화시키는 부채투자의 문제점은 그대로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매월 월세를 지급하기 위해 현금흐름을 발생시킬 필요를 줄임에 따라 고정자산투자 등과 같은 정기수익형 상품에 대한 투자유인을 줄인 점도 부작용으로 꼬집었다. 

홍길용기자/kyh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