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20. 09:52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스포츠서울닷컴 | 이현경기자]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의 경기 후 검색어 1위를 장식한 이름은 박주영도 염기훈도 아니었다. 주인공은 '발자국녀'로 통하던 오초희. 지난 17일 아르헨티나 전 응원현장에서 홀로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리폼해 눈길을 끌었다.
월드컵 응원녀의 홍보 논란은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나가 대표적인 예. 미나는 당시 '연예인 지망생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은 직후 가수 데뷔를 선언해 네티즌의 예상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엘프녀' 한장희 역시 마찬가지 였다. 당시 한장희는 "연예계 데뷔와 전혀 상관없이 순수한 목적으로 응원을 했다"고 줄곧 밝혔다. 하지만 남아공 월드컵이 열리기 얼마 전 가수 데뷔를 발표해 '월드컵녀'의 수순을 밟았다.
월드컵 응원녀는 '화제' 만큼 '논란'도 뜨겁다. 응원에 대한 '열정'보다 홍보에 대한 '속내'를 의심받아서다. 이번 월드컵에 등장한 '복근녀', '그리스녀', '발자국녀' 등도 이런 마케팅 논란을 피할 수는 없다. 색안경을 쓰게 만드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응원녀를 둘러싼 논란을 살펴봤다.
◆ "월드컵, 계속되는 응원녀 논란"
남아공 월드컵 거리응원은 다양한 '응원녀' 만큼 다양한 '논란'도 낳았다. 우선 '상암동 응원녀'로 화제를 모은 김하율은 현직 레이싱 모델로 밝혀졌다. 일각에서는 '연예계 데뷔'를 의심했고, 이후 김하율은 각종 화보와 방송에 등장해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월드컵 복근녀'로 화제를 모은 한우리는 가수 연습생으로 알려졌다. 그는 섹시한 춤과 몸매가 드러난 동영상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이후 검색어에 오르고 관심이 집중되자 소속사 측은 한우리에 대한 프로필과 회사 소개에 나섰다.
쇼핑몰 홍보 논란을 일으킨 응원녀도 있다. 지난 18일 화제가 된 '발자국녀' 오초희가 그 주인공. 오초희는 자신의 쇼핑몰에서 팔고있는 제품을 착용한 사진을 미니홈피에 적극 공개했다. 이로인해 네티즌들에게 상술이라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 "논란의 핵심, 속보이는 응원"
응원녀 대부분은 마케팅 논란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태극전사를 응원하는 순수한 마음을 왜곡하지 말라는 주장이다. 오초희는 쇼핑몰 홍보 논란과 관련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목이 쉬도록 열심히 응원했는데 쇼핑몰 홍보 등으로 여론이 왜곡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 그들의 응원이 비난받는 까닭은 무엇일까. 속이 보이는 이중적 태도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응원녀는 관심을 끈 후 방송 활동에 나섰고, 해명 보도자료와 함께 프로필을 배포했고, 미니홈피에 쇼핑몰 주소를 연계했다.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앞에서 만난 직장인 한대수(34) 씨는 "순수한 마음으로 응원했다면 그걸로 끝내야 했다. 응원을 이용한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비난받는 것 같다"면서 "만약 순수한 응원이라면 더이상의 활동은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 "응원 마케팅, 비호감 된 까닭?"
월드컵 응원녀는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으로 볼 수 있다. 논란으로 인한 손해보다 관심에 따른 이익이 더 크다는 것. 또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킬 목적이라면 칭찬보다 논란이 훨씬 유리한 게 사실이다. 당사자 입장에선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대중문화 평론가 이문원 씨는 "평소에 기사 한번 노출되기 어려운 연예인 지망생들이 옷 한벌 만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이런 천금같은 기회를 이용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월드컵 응원녀' 마케팅은 이미 4년에 한번씩 등장하는 일종의 브랜드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월드컵 응원녀에 대한 반감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4년 마다 반복된 학습효과에 색안경을 쓰게 된 것. 식상한 마케팅이라는 비난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등장한 응원녀들은 단발성 이슈는 낳지만 호감을 끌진 못하고 있다.
또한 응원녀 마케팅은 '득'보다 '독'이라는 사실도 증명됐다. 이문원 씨는 "월드컵 붐을 타고 한 응원녀가 데뷔했지만 음반 발매 직전 팀을 탈퇴하기도 했다"면서 "실력이나 노력보다 화제성을 앞세우면 독이 될 수 있다. 이슈만 가지고 시작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이현경기자, 사진제공=폴리큐브, 올더레즈, 송시연·오초희 미니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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