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 폭등의 영향으로 올 상반기 김치 수입이 3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김치 종주국’의 자존심이 무너지고 있다.
6일 농수산물유통공사(aT)의 무역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김치 수입액은 4420만461달러(8260만8411t)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49만1953달러(7393만9935t)보다 32%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김치 수입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올해 초와 최근 이상저온과 가뭄 등 기상여건이 나빠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의 국내 생산이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치 수입액은 상반기 기준으로 2005년 2208만3905달러, 2006년 4034만2492달러, 2007년 4453만158달러에 이어 2008년 6300만6443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음식점에 대한 김치 원산지표시제가 2008년 7월 시행되면서 지난해 김치 수입은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었다.
이에 비해 김치 수출은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그 폭이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올 상반기 김치 수출은 4800만4491달러로 작년 상반기보다 13.6% 늘면서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증가율은 수입 증가율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김치 수출액은 상반기 기준으로 2005년 5317만5773달러에 달했으나 그해 11월 중국산 김치의 ‘기생충알 파동’의 직격탄으로 김치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면서 2006년에는 3359만2385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이후 2007년 3574만7692달러, 2008년 4004만3484달러 등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기상여건이 나빠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배추, 무 등 채소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배추를 고르고 있다. 남제현 기자 |
상반기 기준 김치 무역수지는 2005년 3109만1868달러 흑자에서 ‘기생충알 파동’의 영향으로 2006년 675만107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이후 2008년 -2296만2959달러로 적자폭을 키우다 지난해 4년 만에 흑자로 반전에 성공했는데 올해 들어 다시 흑자 규모가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내 배추값 강세와 중국산 김치의 생산 원가 하락의 영향으로 올 상반기 김치 수입이 크게 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배추값이 안정될 때까지 수입이 전년보다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