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9. 09:01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요만한 사향쥐가 생태계 결딴낸다고?
![](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009/08/2010090801180_0.jpg)
북한은 보위부가 '문익점의 목화씨'처럼 애지중지
약재나 향수에 쓰이는 사향(麝香)을 채취하기 위해 국내에 들여온 사향쥐가 생태계 위험동물로 지목되면서 사향쥐 사육농가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사향쥐는 북미 등지에 분포하는 외래종으로, 주로 강이나 연못 등에 서식한다. 몸길이 약 35㎝, 꼬리길이 약 25㎝ 정도로 크기는 팔뚝만 하다. 몸무게는 2㎏ 안팎이다. 일반 쥐와는 달리 뒷발에 물갈퀴가 있어 잠수도 가능해 중국에서는 사향수달로 부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한약재 원료나 향수 원료가 되는 사향을 채취하기 위해 지난 2005년 무렵 일부 축산농가가 중국 등지에서 들여왔다. 사향은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풍이나 전신마비 등에 효과가 있어 당시 축산농가들은 사향쥐 사육을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지난해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축산농가 등지에서 집단으로 사육되고 있는 사향쥐가 하천과 습지에 유입될 경우 토종생태계가 결딴날 수 있다고 밝히고 나서부터 사향쥐 사육농가들은 “사향쥐를 신규 분양하는 사람이 줄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향쥐 사육농가들은 국립환경과학원의 발표를 두고 ‘말이 되지 않는 소리’라고 입을 모은다. 사향나라 공동대표 최성락(29)씨는 “실제로 야생에서 사향쥐가 발견되지도 않았는데 ‘생태계가 결딴날 것’이라는 환경부의 발표는 황당한 이야기”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아직 사향쥐가 야생에서 발견된 적이 없고, 이에 따라 당연히 생태계 피해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추측만으로 사향쥐를 공격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크기가 작은 사향쥐가 야생에 누출된다고 해도 너구리·고양이·개 등 천적을 이겨내지 못한다”며 “기르던 사향쥐가 조그만 애완견에게 물려 죽은 적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반면 국립환경과학원 이도훈(32) 연구원은 “수중생활을 많이 하는 사향쥐에게 들짐승은 이렇다 할 천적이 될 수 없다”면서 “오히려 한 번에 평균 대여섯 마리의 새끼를 낳는 사향쥐는 연 4회 출산이 가능해 기하급수적으로 개체가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오는 가을부터 사향쥐가 집단사육되고 있는 중부권을 중심으로 사향쥐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의 한 관계자는 “잡식성인 사향쥐는 작은 어류·수초·곤충 등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잡아먹어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될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둑에 구멍을 내 무너지게 한다거나 농경지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리는 등 이미 세계 각지에서 사향쥐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전국 130여개 농가에서 1만여 마리 정도의 사향쥐가 사육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러한 사육 현황이라면 사향쥐의 외부유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등은 사향쥐를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지만, 공산권 국가에서는 이를 동물자원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북한은 중국에 이어 가장 많은 사향쥐를 사육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 동물생명자원과학과 강한석(52)교수는 “북한은 보위부가 사향쥐를 ‘문익점의 목화씨’처럼 따로 관리하면서 누출을 꺼리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은 우황청심환이나 각종 피부약, 주사제에 사향을 활용하며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강 교수는 “사향쥐는 엄청난 부가가치를 가진 동물자원인 만큼 활용과 운영에서 신중한 자세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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